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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별

추천해요

9개월

메뉴판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담겨있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칸칸 에스프레소의 폰드 에스프레소 메뉴 설명은 참으로 이상하지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설명이라니요. 제 느낌으로는 칸칸 사장님께서 메뉴판을 허투루 만들 분은 아니니, 대체 왜 이런 설명이 붙은 건지 직접 마셔보면 뭔가 알 수 있겠지 생각하고 간만에 방문을 했습니다. 맛을 보니 어째서 설명하기 어렵다는 건지 이해가 갑니다. 설명을 할 수 없는 건 아니에요. 다만 짧은 몇 마디 단어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고, 길게 설명을 넣는 건 디자인적으로도 별로 좋을 게 없겠고, 손님이 맛을 즐기는 데에도 딱히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일견 첫 모금에는 쓰지는 않지만 평범한 강배전 에스프레소 같은 느낌이 듭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칸칸의 리스트레토(대략적으로 간단히 설명하면 일반 에스프레소보다 더 농축된 작은 양의 에스프레소)는 처음부터 평범한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시간이 지나 조금 식으니 산미가 살짝 올라오면서 풍미에 표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좀 더 식으니 산미가 급격하게 올라오면서 다채로운 맛들이 느껴지는데, 처음과는 완전 다른 커피라고 해도 될 정도에요. 여기에 설탕을 넣으니 밀키한 풍미가 생기는데, 시간이 지나니 밀키한 느낌이 굉장히 또렷해집니다.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천천히 마시면서 다채로운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에스프레소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런 커피는 맛을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손님이 그 맛을 직접 느끼는 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위의 설명은 어째서 설명하기 어렵다는 건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고, 실제로는 한 모금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시시각각 맛이 달라집니다. 온도가 낮아지면서 커피 맛이 변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런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맛이 막 변해도 되는 건가 싶은 정도였달까요. 이렇다 보니 맛에 대해 자세히 분석하면서 마시려다가, ‘아 모르겠다 그냥 맛있게 먹자’고 중간에 그냥 생각을 놓아버렸구요. 다만 저는 원래 커피를 천천히 마시는 편이고, 에스프레소도 굉장히 여러 번에 나누어 마시는 사람이라 그 점은 참고하시길요. 폰드 에스프레소는 맛도 훌륭했지만 참으로 즐거운 체험이었구요. 이런 체험을 보다 많은 분들이 즐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에스프레소가 부담스러우시다면 폰드 아메리카노와 폰드 라떼도 있습니다. 취향껏 골라보세요. 😀 ☕️

칸칸 에스프레소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32가길 12-5 1층

석슐랭

어머 이런 체험 너무 좋죠. 안그래도 조만간은 꼭 가보고싶던곳인데, 조금 걷더라도 부지런히 점심시간대에 다녀와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