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 오너 바리스타/로스터가 운영하는 매장입니다. 블렌드는 없이 싱글오리진만 사용하구요. 로스터기는 스트롱홀드S2(스트롱홀드 중 가장 작은 로스터)를 사용하는데, 생두 최대 투입량이 300g이기 때문에 이걸로 블렌드를 볶기는 무리가 있기도 하지만, 로스터기 용량과 관계없이 싱글오리진만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일 수도요. (일본의 글리치, 스페인의 노마드 등도 블렌드 없이 싱글오리진만 사용하죠.) 머신커피는 산미 있는 쪽은 에티오피아, 산미 없는 쪽은 브라질을 사용하구요. 브라질은 안 마셔봤고 에티오피아로 플랫화이트와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요. 에티오피아 싱글 또는 에티오피아 워시드+내추럴 블렌드에 우유를 넣으면 밍밍하고 아무 맛도 안 나는 경우도(가) 많은데, 로스팅 프로파일(스타일) 자체가 요즈음의 트렌디한 스타일과는 다르네요. 우유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바디를 가지면서 에티오피아 내추럴 특유의 과일향도 발현되어, 부드럽고 은은한 과일향이 느껴지는 깔끔한 플랫화이트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좋은 맛들의 인텐스가 낮고, 또한 에티오피아 싱글이다 보니 우유에 확 밀리지는 않더라도 우유를 이기지는 못하는 터라, 우유의 비중이 낮고 커피의 농도가 진한 피콜로라떼로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네요. 아메리카노의 경우 따뜻하게 마셨을 때는 맛이 좀 뭉쳐있는 느낌이 있어서, 아이스로 마셔보니 확실히 아이스가 더 낫더군요. 하지만 마셔보지는 않은 브라질로 만든 머신커피 메뉴가 대체로 에티오피아보다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리마인드 커피의 머신커피용 에티오피아는 스페셜티 등급에 턱걸이를 한 용의 꼬리라면, 브라질은 하이커머셜 등급이지만 가격도 높고 퀄리티도 좋은 뱀의 머리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브라질 커피와 우유는 궁합이 매우 좋기도 하구요. 그리고 로스팅을 아주 잘 하세요. 비싸지 않고 등급이 낮은 커피에서 좋은 맛을 인텐스 있게 뽑아내면서 클린하게 볶는 게 어려운데, 그런 커피를 하시네요.(이게 되야 비싼 커피에서 맛있는 맛을 더 맛있게 뽑아내는 건데, 현실은 재료비로 부족한 솜씨를 커버하는 경우가 많…) 생두 가격에 비해 커피 한 잔 가격은 비싼 편이고, 특히 필터커피는 더더욱 그런데, 원두 가격은 또 재료비에 비해 비싸지 않구요. 말하자면 커피를 내리는데 드는 인건비를 많이 붙이는 스타일인 건데, 저는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합니다.(커피도 원두도 둘 다 비싸다면 굳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더구나 결과물의 퀄리티가 좋으니 매장 방침을 리스펙하게 되기도 하구요.) 필터는 케냐와 콜롬비아를 마셔봤고, 둘 다 노트에 적혀있는 뉘앙스들이 깔금하고 인텐스있게 잘 나오더군요. 특히 콜롬비아는 약간 식었을 때 오렌지에서 복숭아로 뉘앙스가 바뀌면서 복숭아 노트가 인텐스 있게 팍 터지는 게 인상적이었네요. 케냐는 아이스를 더 추천한다고 했는데 굳이 따뜻한 걸로 마셨습니다만, 역시나 아이스가 더 맛있었을 것 같구요. 영업시간이 긴데요. 오전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영업하니, 홍대 가신다면 편한 시간대에 커피 한 잔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좌석이 많지 않으니, 좌석이 필요하신 경우는 유의하시구요.
리마인드 커피
서울 마포구 신촌로 16 1층
찐카페투어 @aintnuttin
와 라떼에 아메에 필터 2종까지 드시다니!!
미식의별 @maindish1
@aintnuttin 커피 잘 하시더라구요. 기회 되심 필터도 함 드셔보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