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로만테이 "트렌드에 충실한 점진적 세련됨 ㅜㅜ 그러나..." 1. 오랜만에 방문한 로만테이의 느낌은 트렌드에 맞는 변화다. 기존의 시그니쳐 메뉴들은 건재하고 새로운 메뉴들은 건재하고 새로운 메뉴들은 세련되고 맛있다. 그런데 개점 초기 <토사요리>를 표방했던 정체성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2. 문어가 콕콕 박혀 있는 <문어테린>은 맛, 식감, 향을 모두 잡은 이집 최고의 시그니쳐인데 역시 기대에 부응한다. 불향 좋은 <짚불 꼼장어>는 예전보다 타래의 맛이 좀 강해진 듯 한데 불향은 여전히 막강하다. 3. 그런데 그 다음부터 요리가 맛있으나 갸웃하게 만드는데... 한 마리 용이 둥지에 알을 품고 있는 형상으로 서빙된 환상적인 플레이팅의 <금태구이>는 비스크소스와 서빙이 되는 특이한 조합이다. 잘 구워진 맛있는 금태에 서양식 비스크가 희한하게 잘 어울린다. 네스트를 만든 감자튀김의 식감도 환상적이다. 이집의 새로운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하게 맛있다. 4. 단호박 퓨레를 깔고 플레이팅한 <감자사라다>도 달달한 퓨레가 주는 단맛은 좋으나 감자사라다와의 조합은 어색하다. 루꼴라를 곁들여 이태리풍으로 무쳐낸 <양무침>은 새로운 경험이다. 5. 맛있으나 갸웃한 느낌은 이집의 초기 공약인 <토사요리>에 기인한다. 요즘 트랜트 처럼 이자카야 메뉴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장식과 소스들을 곁들이는 것에 대한 음식 스타일의 변화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면 이집 초기에 표방한 <토사요리>의 정체성은 온전한가? 라는 의구심이 드는 맛있음이다. 6. 검색을 해보면 이집을 개업하면서 오너와 쉐프는 이렇게 인터뷰를 했다 "선조들이 우리의 식문화를 어쩔 수 없이 고치현에 전했다면, 로만테이에서는 두 문화가 함께 맺은 열매인 고치현의 식문화를 능동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비스크 소스를 곁들인 금태구이와 이태리풍으로 무쳐낸 양무침, 단호박 퓨레를 이용한 감자사라다...에서 토사요리의 어떤 흔적을 찾아볼 수 있겠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 7. 사시미는 여전히 신선했고, 기본으로 주시는 수제감자칩도 환상적이며, 서비스로 주신 어포와 갑오징어 먹물튀김도 맛있다. 그런데 그냥 맛있기만 하다. 8. 강남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자카야 탑티어는 <이치에>와 <쿠이신보>다. 그 뒤를 <미라이>가 뒤따르고, 이곳 <로만테이>와 <갓포아키>는 세 번째 티어 쯤 된다. 이렇게 정리하니 왜 탑티어와 써드티어의 차이가 생기는지가 보인다. 단순한 맛있음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닌 정체성과 꾸준함의 유지.... 즉 변화는 추구하지만 정체성에는 훼손이 없는 곳들이 탑티어에 위치한다. 9. 로만테이는 참 맛있는 곳이다. 그런데 나에겐 맛있음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가득한 방문이였다.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 지 참 궁금해진다. ** 추천: 금태구이

로만테이

서울 강남구 선릉로155길 29 신우빌딩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