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방산동 #개미집 "고요한 을지로 바이브와 50년 전통의 순대국" 1. 요즘 힙함을 몸으로 느끼려면 <을지로>를 가야한다. <을지로 바이브>라고들 하는데, 솔직히 본인은 예전부터 느끼던 을지로의 모습이라 요즘 열광하는 을지로 바이브는 잘 모르겠지만 신상 매장들이 들어서면서 억지로 만들어낸 <힙지로>라는 분위기 보다는 "진짜 을지로의 모습"이 <을지로 바이브>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2. 저녁 8시 30분. 힙지로 쪽은 수 많은 인파로 북적대는 반면 방산시장 쪽의 불꺼진 을지로는 무서울 정도로 고요하고 한적하다. 시장 매장들은 모두 불이 꺼져 적막해서 마치 홍콩 느와르 영화의 홍콩 뒷골목을 보는 듯한 찐바이브가 느껴진다. 이런 괴기스러운 고요 속에서 가게 딱 하낙 불을 밝히고 있는데, 이 집은 50년의 역사 속에서 방산시장과 숨을 같이 쉬어온 순대국 전문점 <개미집>이다. 3. 개미집은 1972년에 시작을 하셨다고 하는데, 매장 안에서 조리하고 계신 여사님은 그 정도의 나이대로 보이질 않는다. 알고보니 지금 여사장님의 고모님께서 1972년에 장사를 시작하셨고, 지금 사장님께서 물려받아 2대째 운영을 하신다고 한다. 물론 현재 사장님 부부도 창업 사장님과 무려 35년을 함께 하시면서 음식을 배우셨다고 하니, 맛의 전수야 제대로 됐다고 생각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4. 을씨년 스러운 동네의 괴기스러움에 한 번 놀래고, 그 와중에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가게에 또 놀라고, 이집 순대국 가격에 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기본 순대국 가격이 6,000원, 특순대국도 고작 7,000원이다. 부담스럽지 않게 특순대국으로 주문이 가능하다. (선릉역 모 순대국집에서 보통이 8,000원, 특이 12,000원이라 부담스럽다) 5. 쟁반에 가지런히 서빙된 순대국의 비주얼은 소담하다. 시장 상인들이 빨리 먹고 갈 수 있는 최적의 형태다. 밥은 말아져 서빙이 되고, 국은 너무 뜨겁지 않게 끓이지 않고 뜨거운 국물을 부어 나온다. (충분히 입 델 정도로 뜨겁긴 하다) 깍뚜기도 숟가락으로 퍼먹을 수 있는 사이즈로 작고 얇다. (물론 시원하고 감칠맛 풍부하게 맛있다) 고추 대신 편마늘을 주시는 것도 특징이다. 6. 다대기를 걷어내고 국물의 맛을 보면 <경쾌하다>는 느낌이 든다. 돈사골 위주의 국물인데, 걸죽한 국물이 아니고 경쾌하면서 진득한 맛이 공존하는 무지하게 잘 우려낸 국물이다. 너무 오래 우리지 않아 잡내도 없으면서 시원하고 기름기도 없다. (삼성동 박서방네 스타일) 게다가 마무리로 뿌려주시는 후추의 알싸한 매운 맛이 인상적이다 7. 뜨거울 때 편마늘을 투하해서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하는데, 건더기는 주로 돼지머리고기라 넉넉하게 들어있고, 특이라 그런건지 쫄깃한 돈설이 풍성하게 들어갔다. 내장은 사용하지 않아 내장 냄새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느낌은 합정역의 <합정순대국>과 맛의 결이 비슷하다. 머리고기는 적당히 부드럽고 쫄깃하고 풍성해 만족감이 매우 높다. 다만 순대는 당면순대가 들어가는데, 이집 가격을 생각하면 당면순대도 감지덕지다. 8. 정신없이 먹다가 반 정도 남으면 그 때 다대기를 투하하자. 맛이 확 바뀌는 다대긴데, 매움이 굉장히 강렬해 처음부터 대량 투하하면 낭패를 볼수도 있다. 얼큰하게 변한 순대국의 맛도 정말 일품이다. 그리고 시원한 옥수수차로 마무리! 9. 한 그릇 만족스럽게 먹고 가게를 나오면 을씨년 스러웠던 동네 분위기는 이제 편안한 고요로 다가온다. 마치 주윤발이 악당들을 멋지게 해치우고 뒤돌아 나오는 그런 주인공의 느낌이다. 맛있는 순대국을 완국했다는 뿌듯함으로 가득한..... ** 추천: 특순대국 PS: 참 정결한 잡이다. 시장 안에 있고 낡은 노포라는 선입견이 무색할 정도로 깔끔한 매장. PS2: 시장 특성상 주위는 상점들은 일찍 문을 닫지만, 이곳은 9시 까지는 영업을 하신다고 하니, 귀가 전 간단히 술 한잔 하기도 참 좋겠다.
개미집 순대국전문
서울 중구 을지로35길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