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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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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대치동 #홍운장 "지나친 담백함이 주는 부작용" 1. 1925년 북한 신의주에서 <신강루>라는 상호로 시작한 화상 중식당이다. 현재 3대에 걸쳐 운영하는 곳인데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나름 인기 있는 중국집으로 유명세가 있는 곳이다. 2. 집 근처에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가진 화상 중국집이 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이집 간짜장 평이 꽤 좋아 가족 저녁 식사로 방문을 했다. 주문은 삼선간짜장, 짜장면, 삼선짬뽕, 볶음밥, 탕수육으로 부탁드렸다. 3. 탕수육은 부먹으로 나오는 스타일인데, 소스를 따로 부탁드렸다. 고기튀김을 맛보고 싶어서다. 고기는 거의 간이 안된 그냥 고기맛이다. 튀김옷에도 간이 안되있어 초간장의 어시스트가 필요하다. 대신 어떤 향이 나는데, 내 능력으로는 판독 불가다. 튀김은 잘 튀겨 졌지만 금새 단단해진다. 고기는 많이 퍽퍽해 고기튀김으로 먹기는 무리다. 왜 이집 탕수육이 부먹으로 나오는 지 알겠다. 산미 보다는 단맛이 우세한 무난한 소스는 담백하기는 하나 많이 먹기는 힘든 맛이다. 4. 간짜장은 바로 볶아 군침돈다. 춘장도 넉넉하게 사용해 향도 좋다. 조미료나 설탕의 사용이 많지 않아 담백함이 좋은데, 첫 입의 짭쪼름한 볶은 춘장 맛이 좋다. 그리 굵지 않은 얇은 면빨과 함께 좋은 조화를 줘서, 잘 비비면 담백하고 맛있는 간짜장이 된다. 간짜장은 훌륭하다 대신 왜 그냥 간짜장은 없고 꼭 삼선간짜장일까? 같은 노력으로 훨씬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서일까? 선택할 수 없어 왠지 강매 당하는 것 같은 기분은 조금 씁쓸하다 5. 짜장도 굉장히 담백하다. 어찌 보면 맛이 없을 수도 있는데, 맛의 결은 신촌의 효동각과 닮았다. 물론 그보다는 강한 맛이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짜장맛에 비하면 담백함이 지배적이다. 그러면서 연하게 단맛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설탕 보다는 채소의 단맛이 지배적인 듯 하다. 6. 담백의 끝판왕이 볶음밥인데, 소금간을 거의 하지 않은 듯 담백하다. 짜장 소스와 함께 먹으면 발란스가 맞지만 볶음밥 만으로도 그리 나쁜 경험은 아니다. 7. 짬뽕도 여지없이 담백하다. 해물의 감칠맛과 부드러움이 더해져 꽤 맛있지만 자극이 전혀 없어 짬뽕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불호일 수도 있는 국물이다. 그래도 바로 볶은 국물이라 경쾌함은 좋았다. 8.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맛의 임팩트가 있을 때는 있어야 한다. 이집 음식들을 하나 하나 놓고 보면 담백하고 재료의 맛이 잘 살아 있어 좋다. 하지만 연속적으로 다섯 번의 담백함은 맛의 기억을 흐려버린다. 이집 음식은 그게 아쉽다. PS: 가게 앞 공간에 약 세 대의 주차가 가능하다. 물론 없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있어줘서 고맙다.

홍운장

서울 강남구 삼성로 341 인애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