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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추천해요
4년

#만리동 #유즈라멘 "대체재로서 훌륭하지만..." 1. 닭육수와 시트러스의 산미는 “월드와이드-인정받는” 조합이다. 미국의 치킨누들수프에 레몬즙을 곁들여 먹으면 그 조화가 기가막힌 것이 가장 가까운 예가 될 것이다. 일본의 아후리라멘이 그런 라멘이다. 담백한 닭국물에 향긋한 유자의 향과 산미가 어우러진 명품라멘 중에 하나다. 본인은 그 명품라멘을 본고장인 일본에서는 아직 못먹어봤다. 대신 비행기로 13시간이 걸리는 미국 오레곤주의 포틀랜드에서 그 맛을 봤다. 2.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에 20곳의 지점을 둔 <아후리라멘>은 전세계가 알고있고 익숙한 조합을 기가막힌 비율로 발란스를 맞춰 만들어낸 작품같은 맛이다. 첫 경험 포틀랜드에서 맛본 신세계는 정확히 19개월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3. 그 좋은 기억을 달래주는 곳이 서울에도 있는데, 만리동의 <유즈라멘>과 서교동의 <담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조인 유즈라멘이지만 그 맛과 모양세가 아후리 짝퉁이라는 비난도 많이 듣는 곳이다. 하지만 뭐 어떤가? 연남동 566라멘의 경우 <지로계 라멘>이라며 칭송을 받는데, 우리나라에서 먹기 힘든 유즈라멘을 밴치마킹 했다고 해서 욕을 먹을 일인가? 아니면 비슷한 맛이라도 볼 수 있게 해준 이곳을 고마워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고심을 하게하는 곳이다. 4. 각설하고 저녁 첫 손님으로 방문해 유즈시오에 아지타마, 멘마를 추가해 주문을 했다. 생각보다 메뉴가 많은데, 기존 메뉴에 한정판인 치킨냉소바와 한우육회 쯔케멘도 있는 것이 좀 불안한 느낌을 준다. 다메뉴가 되면 오리지날 메뉴의 퀄리티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데... 5. 받아든 라멘의 플레이팅은 좀 심심하다. 아마도 예쁘게 솟아있던 루꼴라 대신 그린빈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국물 안에 숨죽이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농장 침수로 한동안 루꼴라가 제공이 안된다고 함). 국물이 참 맛있다. 시오라멘이라 닭국물의 담백함이 도드라지면서 타레의 감칠맛도 동반이 되다. 시원한 듯 하면서 동동 떠있는 닭기름의 묵직함도 느껴진다. 맑으면서 탁한 느낌이 동시에 난다. 그런데 그 탁함을 유자향과 산미가 싹 씻어낸다. 역시 닭국물과 시트러스는 백전백승이다. <참 맛있다> 6. 면은 자가제면이라 1회에 한하여 무료로 추가가 가능하다. 물론 수프도 계속 제공이 된다. 면빨은 살짝 가타멘인데, 얇은 호소멘이 아주 살짝만 더 익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심이 적당히 살아있어 식감은 좋다. 아지타마는 아주 좋다. 담백한 육수의 맛을 해치치 않는 선에서 적당히 잘 삶아지고 절여졌다. 멘마도 식감 좋고 냄새도 없다. 안타까운 것은 그린빈과 챠슈... 7. 그린빈은 색깔만 주고 이 라멘에서 하는 일이 없다. 차라리 루꼴라는 연한 풀향이라도 주는데, 그린빈은 푸석한 식감에 향도 없으니 잘못된 녀석이 앉아있는 느낌이다. 챠슈는 더욱 문젠데, 이 담백한 국물에 이런 두꺼운 삼겹살 챠슈에 강력한 토치질까지 했으니 그 터프함을 라멘 국물이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 느끼함이 너무나 도드라진다. 8.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은 귀하다. 이 맛을 비슷하게라도 집에서 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 준영님의 이집 리뷰에 단 댓글이 생각난다. <아후리가 50배 맛있어요.... >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비교가 불가하다. 하지만 존재의 가치로서 생각을 하면 난 이집을 응원하고 싶다. 아후리에서 만났던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주니 말이다. 음식은 좋은 기억과 함께 그 맛이 배가가 되는 것이다. PS: 이집은 면과 수프 추가가 자유로우니 새로 추가해 꼭 2라운드로 갈 필요가 있다. 그 때는 따로 준비된 유자착즙을 점점 더 많이 넣어가면서 국물맛의 변화를 느끼는 재미를 즐겨보자. 꽤 많이 넣어도 닭국물은 굳건히 버텨낸다. #러셔스의베스트라멘

유즈라멘

서울 중구 만리재로 217 경김회관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