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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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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광화문 #정동 #동영관 "평범함 속에서 빛났던 면빨의 옛날짜장" 1. 광화문 교보문고 사거리의 정동방면 뒷골목에 50년은 족히 되보이는 분홍색의 레트로 건물이 하나 있다. 빨간 간판, 빨간 네온사인... 뭔가 노포의 느낌이 물씬 나는 <동영관>이다. 이집은 앞을 지나가다보면 그냥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노포의 포스가 풍기는 집이다. 가게로 들어서면 머리 하얀 여사장님이 굳건하게 카운터를 지키고 계신다. 물론 POS기도 없다. 모두 노트에 연필로 주문을 적으시고 계산을 하신다. 이런 노포 뿜뿜 중국집이 의외로 32년 밖에 안되었다고 하신다. 2. 이집은 점심맛집인데, 옛날짜장이 괜찮다는 평이 있어 방문해 봤다. 예전엔 옛날짜장 가격이 5,000원이라고 여러 블로그에서 봤는데, 현재는 가격이 5,500원이고 곱배기는 6,500원이다. 점심도 제대로 못먹은 허기짐 덕에 호기롭게 곱배기로 주문을 해봤다. 3. 받아든 짜장면은 전형적인 옛날짜장면이다. 조금 진하지만 옛날짜장 특유의 갈색 짜장에 커다란 양파가 가득하다. 예전엔 감자도 숭덩숭덩 있었다고 하던데, 이젠 감자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안타깝다. 대신 돼지고기가 깍뚝썰기로 들어있다. 물론 맛내기용 이지만. 4. 면을 들어올리면 깜짝 놀란다. 가게 앞에 오토바이가 있어 배달을 하는 집인 것을 예상할 수 있는데, 의외로 배달집의 면빨이 얇고 백색이다. 대게 배달하는 집은 면이 좀 굵고 면강화제나 식소다의 영향으로 노란색을 띈다. 그런데 여긴 얇고 백색... 5. 잘 비벼서 한 입 먹으면 사진 찍고 비비느라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뜨끈한 온기가 느껴진다. 면은 꽤 괜찮다. 선호하는 얇은 면이기도 하지만 식감도 적당한 쫄깃함이 있어 크게 호불호를 줄 국수는 아니다. 짜장의 맛은 적당히 달고, 적당히 MSG맛 나고, 적당히 간간한... 딱 옛날 짜장의 맛이다. 커다란 양파를 우적우적 씹는 맛도 좋다. 신기하게 옛날짜장면의 맛은 왜 꼭 이런 맛일까? 하는 궁금증도 나게하는 맛이다. 6. 종합적으로 맛을 평가했을 때는 획기적인 맛있음은 없다. 다만 예상외의 꽤 괜찮은 면빨과 평범함 속에 빛나는 옛날 짜장면 다운 맛이 좋다. 옛날짜장의 맛을 보고 싶을 때는 여기에 오면 되겠다. 식사 후 어두운 길에 빠~~~알간 색으로 빛나는 <東英館> 간판이 가을 바람과 함께 운치있다. PS: 평범한 맛이니 당연히 식초와 고추가루가 필요하겠는데, 이집 고추가루가 굵고 맛없다. 식초가 최선이다.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동영관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67-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