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관철동 #상해 "사라진 수타면의 아쉬움을 달랬던 온화한 짜장면" 1. 종로와 을지로의 중간이 청계천인데, 특히 삼일빌딩이 위치한 곳을 관철동이라고 부른다. 예전엔 삼일빌딩이 서울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였고 서울의 랜드마크여서 수표교, 관철동 지역이 꽤 유명했지만 이젠 삼일빌딩의 인지도도 떨어지면서 왠만한 서울 토박이가 아니면 관철동이 생소할 수도 있겠다. 이 관철동 큰길에 빨간색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며 <수타면>을 표방하는 시내 유일한 중국집이 이곳 <상해>다. 2. 식당 이름은 상해지만 물론 음식은 상하이 요리는 아니고 ㅎㅎ 당연히 한국형 중식이다. 짜장면 로드를 하면서 이집에 관심을 갖은 이유가 바로 수타면 때문인데, 최근에 마포에서 형편없는 수타면을 경험한 후 상해의 수타면이 궁금해 찾아봤다. 입장할 때 입구 옆에 수타하는 공간이 눈에 띄고 반죽기도 있는 걸 보니 기대감이 상승을 하다. 물론 주문은 <손짜장>으로 했다 3. 주문 후 시간이 꽤 흘러서 짜장면이 나왔는데, 10분 이상 걸린 것을 보면 면을 새로 뽑아 삶아주셨나보다. 아니지, 수타장에 아무도 없으니 새로 뽑은 것은 아니고 새로 삶아주셨다보다. 까무잡잡한 짜장에 균기가 흐르는데, 기대감으로 면을 쭉 뽑아 올리니... 면이 고르고 매끈하다. <수타면이 아니다> 여사님께 (아마도 여사장님으로 추정) 수타면이 아니네요... 하고 물으니 두 달 전부터 일반면으로 하신단다. 수타기술자께서 갑자기 그만 두셨다고... ㅠㅠ 그래도 연구를 많이해서 지금 면도 평이 좋으니 드셔보시라고 권한다. <허망하고 황당하다> - 솔직히 수타면을 먹으러 왔는데, 그 목표를 잃으니 식욕이 딱 떨어진 느낌이랄까? 4. 면은 색을 봐서는 면강화제가 그리 많이 들어 있지 않다. 그런데 본인의 취향에 비해 많이 두껍다. 게다가 꽤 쫄깃하다. 기분나쁜 질김은 아니라 다행인데, 동그란 단면에서 댕글함과 쫄깃함이 공존한다. 홍콩반점의 면의 식감과 비슷하지만 좀 더 실키한 느낌이랄까? 5. 반전은 짜장의 맛이였다. 면에서 실망한 감정이 짜장의 맛에서 만회가 된다. 시내에 있는 곳이라 당연히 짜고 달고 조미료 만빵일 줄 알았는데, 온화한 화상짜장면의 느낌이다. 까만 춘장의 색이 도드라진 것을 봐서는 춘장 사용이 꽤 되는 것 같은데, 양파에서 전해오는 은은한 단맛이 짠맛을 중화한다. 조미료 사용도 그리 많지 않아 입에서 거부감이 없다. 기대 이상으로 맛있다. 6. 엄청난 맛의 반전이나 인생 짜장의 감흥 보다는, 편안한 맛의 짜장면이 아주 인상적인 한 그릇이였다. 붉은 외관의 중국집에서 온화한 맛의 짜장면은 어울리지 않을 지는 몰라도, 짜장면이 생각날 때 편안하게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곳이였다. #러셔스의베스트짜장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상해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382 신영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