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만두집 "나에겐 너무나 자극적인 이북식 만두" 1. 신사동 만두집은 본인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봐왔던 집이다. 당시 최고 핫플이였던 압구정 맥도날드 옆골목의 작은 만두집인데, 기억은 가물하지만 주로 만두를 빚어 냉동 판매를 하던 곳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양아파트나 현대아파트 사는 친구 어머님들도 이집 만두 많이들 사가신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물론 고등학생이 만두집에 혼자 가서 먹어볼 생각은 당연히 못했던 시기다. 2. 세월이 흘러 번화하던 상권이 시들해 지고 맥도날드도 사라졌지만 아직도 <만두집>은 건재하다. 블루리본과 미슐랭이라는 훈장을 받으면서 더욱 견고한 모습으로... 본인의 처가가 이북이라 당연히 이북음식에 관심이 많고 많이 먹는다. 명절에도 이북식 만두국이 상에 항상 오르기 때문에 이북식 만두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고 맛에 대한 기준도 있다. 그런데 이집은 예상했던 맛과는 달리 나에게는 너무나 자극적이다. 3. 만두국의 국물은 양지와 사태를 주로 사용한 맑은 국물인데 대접 바닥에 양념장을 한 스푼 담고 그 위에 만두국을 부어 주시는 것으로 간을 맞추신다. 국물은 맑고 시원하지만 조미료의 도움이 약간 있다. 보통 이북식 만두는 간이 거의 없는 국물에 가정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소금과 다진 마늘 등으로 간을해 먹는다. 그런데 이집은 매운 양념으로 맛을 보강하는 특징이 있다. 시원함을 배가하기 때문에 국물은 참 맛있다. 좋아하는 이북음식점인 서교동 남북통일도 매운 닭고기 고명으로 맛의 액센트를 주니 매운맛은 이집의 개성일 것이다. 4. 문제는 만두인데 일단 만두피가 현재 알고있는 시중 이북식당의 만두피 중에 아마도 가장 두꺼울 듯 하다. 본인에게는 조금 버겁다. 만두소의 재료들은 메말라있다. 가게 밖에 교체를 위함인지 외부로 빼 놓은 탈수기들을 우연히 발견했는데, 이집은 배추, 숙주, 부두 등 물기를 아주 치밀하게 빼는 것 같다. 이렇게 하면 만두소는 물기를 잃지만 터지지 않는 만두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꺼운 만두피와 과도하게 물기 뺀 만두소는 본인에게 그리 맛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런 만두는 찐만두로는 부적합하다. 만두국 전용으로 국물의 도움 없이는 버거운 식감일 것이다. 5. 후추의 사용이 너무 과한 느낌이다. 만두소에 후추를 꽤 많이 사용해서 매운맛까지 느껴진다. 이런 수준으로 후추를 사용하는 이북만두집을 본적이 없다. 보통 후추는 만두에 넣지 않고 만구국물에 넣어 만두의 담백함을 유지하는데, 이집은 만두소에 후추를 대량 사용해 잡맛을 없애고 강렬함을 준다. 그 강렬함은 이북식 만두가 주는 재료 고유의 맛을 상실하게 만든다. 6. 맛이 없는 집은 아니다. 입에는 착착 붙는다. 그래서 많은 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겠다. 본인의 취향 및 이북만두 기준과 다르기 때문에 오는 괴리감이 맛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여섯 알의 만두 중에서 세 알 뿐이 먹질 못했으니 어지간히 내 입이 거부를 했나보다. 7. 아쉬움이 가득한 방문이였지만 좋은 경험이였다. 강남에서 제일 유명한 만두국 한 그릇을 경험할 수 있었던 늦은 점심이였네... PS: 차가운 반찬을 담는 그릇들은 모두 사기그릇이고 뜨거운 만두국을 담아내는 대접은 #멜라민 플라스틱 그릇이다. 편의성 때문이다. 이집은 만두도, 만두국 그릇도 모두 편의성 위주인가보다. #러셔스의워스트
뉴만두집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