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Luscious.K
추천해요
3년

#공항동 #중화요리청산프라자 #청산프라자 "강서 간짜장 명인의 편안하고 맛있는 명품 간짜장" 1. 40년이 넘게 한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지켜온 식당은 맛 뿐만이 아니라 철학이 있고, 근성이 있고, 역사가 자연스럽게 서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식당들이 차츰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아쉬우면서도 이해가 간다. 얼마나 힘이 들고 고된 시간을 버티고 오셨으며 이제는 내려놓고 편히 쉬시고 싶은지가.... 2.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중화요리 청산프라자>는 이제 40년을 넘긴 작은 중국집이다. 70의 사부님, 사모님 내외분이 40년을 한 자라에서 예전 그 모습, 그 방식대로 중화요리를 만드시는 곳이다.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면서 일을 하시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모님도 웍을 잡으시게 되셨다. 예전에 방문했던 제기동의 <홍콩중화요리>, 당진의 <우강반점>에서도 사모님이 웍을 잡고 간짜장을 만들어 주셨다. 노포 중식당에서는 이제 그리 낯선 모습도 아니다. 3. 간짜장 곱배기를 부탁 드리니 사부님은 볼일이 있으신지 나가시면서 사모님께 “간짜장 곱배기...” 하신다. 사모님이 주방으로 들어가셔서 웍질 하는 소리가 나는데 제트엔진의 강렬한 사운드까지는 아니였지만 불과 웍의 소리가 생생하게 잘 들린다. 4. 이집의 유명한 (어쩌면 악명 높은) 특징 중에 하나가 간짜장을 주문하면 면과 장이 따로 나오긴 하는데, 사부님이 면을 내려놓고 장을 면 위에 휙 부어버리고 가신다는 것. 마침 사부님이 없으셔서 본인은 면과 짜장이 따로 서빙된 사진을 찍을 수 있겠구나.... 내심 기대를 했는데, 짜장이 딱 나올 때 사부님이 돌아오셔서 장을 면에 휙 부어버리고 가셨다 ㅋㅋㅋㅋ 5. 초라한 식기에 비해 음식의 비주얼은 훌륭하다. 적당하게 쓰인 춘장의 검은 색과 잘 볶아져서 생생하고 아삭하지만 단맛만 나는 양파의 흰색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적절하게 물기가 있어 윤기가 반질반질 흐른다. 면빨은 흰색으로 깔끔한 것을 보니 첨가제는 쓰시지 않고 밀가루, 소금 만으로 자가제면 하시는 듯 하다. 6. 춘장만으로 간을 한다는 간짜장의 맛이 기가 막히다. 춘장의 사용량이 적절해서 너무 짜지도 않고 고소함도 훌륭하다. 절제미 있게 사용된 설탕과 조미료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단맛, 짠맛, 감칠맛이 절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불과 기름으로 융합이 된 맛이 투명하게 느껴진다. 장의 투명함을 뚫고 양파와 양배추, 돼지고기가 재료의 맛을 뽑낸다. 정말 맛있다. 7. 면빨은 살짝 뻣뻣한 느낌이 나는 쫄깃함이 있다. 첨가제의 쫄깃함이 아니라 생면의 삶기를 잘 조절하고 잘 빨아 헹궈 나오는 그런 쫄깃함. 본인 취향으로는 조금만 더 부드러웠으면 하지만 요즘은 쫀쫀한 면을 좋아하시니 불만은 전혀 없다. 8. 이렇게 잘 만든 간짜장은 곱배기를 먹어도 부담감이 없다. 미각을 무디게 하지 않고 오히려 온화하게 만들고 적절한 치감으로 먹는 재미도 있다. 오랜만에 짜장면 곱배기를 개눈 감추듯이 편안하게 먹었다. 사장님도 손님들이 간짜장 보통 먹으면 꼭 <곱배기 시킬껄...> 후회하신다고 하시네... 자신감이지만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껴진다. <또 한 명의 간짜장 명인을 만났다. 제발 오래 계셔주셨으면 한다> #인터뷰 노포 중국집의 사부 사모님들은 수다가 꽤 있으시다 ㅎㅎ 어디서 오셨냐고 물으셔서 강남구에서 왔다고 하니 껄껄 웃으시고 고맙다고 하시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주셨다. 그 중에 몇 가지를 요약해 봤다. Q: 사장님 중국분이세요? (가게에 복을 기원하는 붉은 장식물들이 있어 화상이신가 궁금해서) A: 아뇨 한국사람입니다..... Q: 30년 넘으셨죠? A: 이제 40년 넘었지..... (회상에 잠긴 듯한 눈빛) 사장님 Q: 맛있으세요? 본인 A: 정말 맛있어요. 이거 먹으러 일부러 왔잖아요 Q: 정말 오래하셨네요. A: 이런 짜장면 요즘 중국집에선 못만들어요. 칼질, 면뽑는거, 볶는거 다 배우고 그 방식대로 만들어야지, 요즘엔 달달하고 메뉴 몇 개 배워서 중국집 여니... (고개 절래절래)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또 그런걸 좋아해. 우린 다 옛날식으로 해요. 춘장도 아직까지 사자표만 쓰고... Q: 근데 사장님은 왜 간짜장 소스를 휙 부어버리고 가시나요? 면이랑 장이랑 사진 따로 찍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은데? A: 손님들 편하라고... 그게 편하지 않나? 사모님: 내가 그러지 말라고 몇 번 얘기해도 고집 부려... 완전 자기 하고 싶은대로만 한다니까.. A: 우리 간짜장이 짜지 않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거지. 원래는 반 넣고 먹다가 필요하면 더 넣고 그러지만 우리는 짜지 않으니까 내가 손님들 편하시라고 그라지... ㅎㅎ Q: 자제분이 이어받지 않으세요? A: 주고는 싶지만 이게 워낙 힘들어서 권하진 않아. 그리고 애들도 원하지 않고 본인: (가슴 찡~~~) A: 내가 지금 70인데, 이제 언제 문 닫아도 이상하지 않지... Q: 그런데 왜 사모님이 웍질 하세요? A: 오래 하다보면 다 할줄 알지 뭐 Q: 다음에 오면 사부님 만드신 간짜장도 먹고 싶어요 A: ㅎㅎㅎㅎㅎ 사모님: "내께 더 맛있어요" 본인: ㅎㅎㅎㅎㅎㅎㅎ PS: 특이하게 이집은 <닭고기 요리>가 없다.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청산프라자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2길 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