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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동 #하늘초밥 "거칠은 호방함의 선술집 같은 초밥집" 1. 이대앞에 새로운 초밥집이 생겼다. <스시집>이 아니고 <초밥집>이다. 명확한 구분은 없지만 스시는 조금 더 일본식일 듯 하고 초밥은 한국식에 가까다고 본인 스스로 관계를 정립하고 있다. <하늘초밥>으로 작명을 했는데, 이집이 표방하는 방향도 스시가 아니고 초밥이다. 판초밥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광고를 하시니 말이다.... 2. 네이버 플레이스의 식당 소개는 이렇게 써놓으셨다. "*절때 블로그체험단이나 사설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그냥 제가 인스타만 합니다* 이대일미. 판초밥의 진수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또한, 약130가지의 술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초밥집, 오마카세 스시집으로 양분되어 있는 우리나라 일식집에 뭔가 새로운 느낌의 초밥일 것 같은 기대감으로 방문을 해봤다. 3. 점심은 포장만 가능하고, 메뉴는 바람, 태풍 두 가지다. 저녁은 포장과 매장내 식사가 가능하다. 메뉴는 하늘, 바다, 욕심쟁이, 용왕세트, 한판승부, 한판승부VIP, 그리고 모둠회로 구성된다. 모든 메뉴는 사장님이 당일 가능한 재료 중에서 선별해서 내놓으니 딱히 어떤 피스가 들어가는지 정해져 있지는 않다. 4. 첫 방문이라 초밥에 집중하려 15pc 욕심쟁이로 부탁을 드렸다. 매장은 작은데, 130종의 술냉장고가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으니 더 번잡하다. 게다가 알바생이 아직은 일에 익숙하신 것 같지 않아 매끄러운 서비스는 아니지만 혼밥하는 과정에는 큰 문제는 없다. 5. 주문 후 15분 후 쯤 나온 용왕세트는 보기가 참 좋다. 예쁜 접시에 초밥이 담겨 나온다. 3만원의 가격이라 큰 기대는 안했는데, 비주얼적으로는 만족스럽다. 가격으로 인해 비싼 어종은 보이지 않고 대신 초밥피스들이 큼지막하고 호방하다. 그리고 모든 초밥에 나름의 맛내기가 들어가 있다. 대부분은 <고명과 불맛>인데, 이 방법은 초밥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장단점이 뚜렷하다. 재료의 약점을 맛내기로 극복하려는 사장님의 노력이 눈에 보이는 한 접시다. 6. 주로 시로미가 주를 이루고 연어와 마구로, 학꽁치와 새우가 보이는데, 눈을 확 사로 잡는 것은 안키모와 카이바시우니. 저렴한 가격의 평범한 재료속에서 특별함을 주기 위한 튀는 재료들이 눈에 띈다. 7. 시로미들은 숙성 1-2일 정도한 식감인데, 보통 잘하는 스시집에서 2-3일 이상 해서 부드러운 식감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활어같은 질김은 아니지만 치감은 꽤 있다. 흰살생선은 주로 맛간장으로 맛을 냈고 숭어로 예상되는 피스는 시치미로 맛을 더했다. 8. 삼치와 연어, 아까미는 그릴로 불향을 더했는데, 최고 피스는 연어다. 아마도 연어초밥은 포장메뉴로 주문이 가능한 것 같은데, 인기메뉴가 될 것 같다. 부드러운 기름기와 불향이 조화롭다. 아까미는 가격때문에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역시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피맛이 나는 치아이 부분인지는 몰라도 피맛이 올라온다. 거기에 불향이 더해지니 내 입맛에는 아쉽다. 삼치는 못드셔본 분들에게는 신세계, 이미 잘하는 집의 삼치를 드셔보신 분들에게는 평범한 정도. 9. 가장 인상적인 피스는 연어, 안키모 그리고 새우다. 안키모는 정말 부드럽고 고소하다. 새우는 아마도 흰다리새우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이 가격에 보리새우를 절대 낼 수가 없으니) 직접삶은 새우가 제대로 삶아졌다. 살짝 퍽퍽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이 크기의 새우를 감칠맛 살리면서 이 정도의 탱글 식감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대량으로). 초밥집 새우 중에서는 역대급 새우다. 10. 아쉬운 피스는 갑오징어. 질기면서 불필요한 불향을 넣었다. 후토마끼는 아보카도의 물컹한 식감이 나머지 새우와 오이 등을 잡아먹어버린다. 11. 길게 주저리 주저리 설명을 했지만 이집은 식사를 위한 집이라기 보다는 술을 위한 선술집의 방향성이 더 맞다. 모든 스시피스에 강한 고명으로 맛을 더하면 맛은 있으나 금방 질린다. 이런 질림은 술의 경쾌함과 혼미함으로 극복을 해야한다. (술집메뉴들의 맛이 강렬한 이유) 크기도 술마시고 탄수화물 크레이빙을 채우기에 알맞고, 맛도 안주로서 안성맞춤이다. 술을 부르는 불향은 말해 무얼하랴. 12. 이렇게 많은 술을 구비해 놓은 이유를 사장님께 여쭈었더니, 원래 지향하는 방향이 밥집 보다는 편안히 술마실 수 있는 곳이란다. 저녁장사에 더 방점을 두고, 새벽장사까지 염두해 두고 개업을 하셨다고 한다. 만약 술이 안팔리면 본인이 다 마시면 된다고 할 정도로 기운도 넘치기고 풍류도 있으신 것 같다. 13. 대단한 스시를 기대하고 오시면 실망할 수도 있다. 다만 하늘초밥만의 초밥과 술한잔을 원한다면 최고의 장소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이집이 어떻게 발전할 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겠다. 이집의 미래, with corona.... 사장님도, 나도 그 후가 너무나 기대된다. 사장님 화이팅! #러셔스의베스트스시

하늘초밥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2길 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