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 #라무라 "과도한 비주얼에 들어간 대단한 노력" “첫 입에 90점 마지막 입에 60점" 라멘씬에서 가장 비주얼 적으로 충격적이였던 라멘이 본인에게는 지로계 라멘도 아니고 바로 라무라의 라멘이다. 검은 국물에 장각과 닭챠슈들이 가득하고 메추리알이 둥지를 틀었다. 맛을 차치하고서라도 고사리로 만든 둥지부터 메추리알 그리고 장각과 닭고기들은 Chicken-Family를 형상화한다. 라멘의 본질이 수프와 면, 그리고 이를 어시스트 하는 약간의 고명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과도한 꾸밈과 Useless한 노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비주얼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예상외의 훌륭한 고명들의 퀄리티에 박수를 치며 좋아하시는 것 같다. 본인은 전자에 속한다. - 너무나 많은 고기들 라멘을 받으면 일단 어떻게 먹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된다. 원래는 사진을 찍고 수프를 맛보고, 면을 맛보고 고명을 맛보는게 순서인데 라무라의 닭라멘은 고명들을 치우는 것이 먼저다. 장각을 잡으면 다리뼈가 쑥 빠질 정도로 푹 삶아진 닭다를 과도하게 토칭해 그을렸다. 닭다리 챠슈는 어떻게 조리했는지 모르겠지만 마무리는 역시 태웠다 싶을 정도로 과하게 토칭했다. 닭가슴살 챠슈는 후추로 마리네이드 한 후 수비드로 익혀냈다. 모두 멋진 비주얼이고 하나하나 제작에 많은 노력이 들어간 것은 인정이 되지만 장각과 닭다리 챠슈는 기대 이하의 식감과 맛이다. 심지어 닭다리 챠슈는 겉이 매우 딱딱해 먹기 거부감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하나만 그런걸 보면 내가 운이 없었나보다. 장각은 그냥 물컹한 닭다리. 너무 무르고 퍽퍽해 다리살과 허벅지살 고유의 식감은 상실했다. 대신 닭가슴살 챠슈는 역대급 퀄리티다. 두툼하게 썰어내 조금 걱정을 했는데, 닭가슴살의 섬유질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녹아내린다. 그 많은 고기들이 면을 다 먹을 때도 산더미 처럼 남아 있고 수프를 마무리할 때도 고기가 가득하다. 고기 러버라면 모르겠지만 고기 먹다 벅찰 수준으로 많다. 그래서 다음 방문엔 고기가 조금 적게 들어간 <병아리> 레벨로 주문을 하고 싶었으나 병아리에는 이집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인 닭가슴살 수비드 챠슈가 없다 ㅎㅎ - 끊이지 않는 노력 노력은 고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푹 삶아낸 고사리는 길다란 놈들만 골라 멋지게 닭둥지를 틀었다 (사실 닭은 둥지를 틀지 않지만...) 맛은 그냥 고사리다. 라멘과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멘마가 그리워지는 식감과 맛이다. 아지메추리알?? 은 노력이 대단하다. 메추리알 껍질 까는 기계로 연신 껍질을 까고 계신 주방의 노력이 보이니 더 대단하다 (사진17). 게다가 삶은 정도도 약간의 노른자가 덜 익은 수준으로 삶아냈고 절이기도 잘 했다. 다만 메추리알의 특징상 흰자가 적어 크게 맛과 식감에 기여는 못한다. <메추리알과 고사리둥지는 단지 비주얼 말고는 감흥이 없다> - 수프와 면의 완성도는 준수하다. 키친 구석에 커다란 육수통이 계속 끓고 있다. 가끔 노만한 주걱으로 육수를 저어주면서 계속 끓인다. 당연히 육수에 들어가는 정성은 보인다. 그래서 기본적인 라멘의 맛은 좋다. 다만 진한 간장타레의 맛이 강렬한 것이 나로서는 아쉽다. 첫 입맛에는 간장맛과 달달한 맛이 청탕육수와 조화되면서 꽤 맛이 있다. 그런데 이 달달함과 감칠맛이 뒤로 가면서 혀를 피곤하게 만든다. 그래서 시작은 90점이고 끝은 60점이다. 면은 아주 좋다. 두툼한한 중면인데 노르스름한 걸 보면 계란을 넣은 에그누들인 듯 하다. 치밀한 조직감도 좋고 쫀득하게 잘 삶아냈다. 진한 쇼유라멘과도 잘 어울린다. - 결과적으로 가격 닭레벨의 라멘을 주문하면 14,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아마도 고기고명들의 값일텐데 본인 처럼 고기가 버거운 분들에게는 가치 없는 지출이 될 수도 있다. 멋진 비주얼 준수한 맛 약간 아쉬운 고기 진짜 아쉬운 고명의 구성 이런 점들을 더하고 빼면 본인에게는 괜찮은 라멘집 정도로 느껴진다. 감사하게도 접객은 아주 친절하셨다. 바쁘신 와중에도 친절하시고 웨이팅 관리도 아주 좋아서 기분 좋은 식사를 했다. PS: 그릇 바닥에 이집 심볼인 멋진 닭이 그려져 있다. 이 닭을 보려고 열심히 완멘!

라무라

서울 마포구 포은로 2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