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 #길라멘 “냄새없는 청국장 같은...” 1. 한국의 돈코츠 시조같은 하카타분코 출신의 사장님이 오픈하신 곳이라 하는데, 호평이 자자한 신흥 라멘야 중에 하나다. 요즘 돈코츠에 대한 애정이 시큰둥 해져서 한동안 찾지 않다가 문득 새롭고 맛있는 돈코츠에 대한 갈망으로 방문해 봤다. 2. 11:30 오픈시간 맞춰 갔는데 손님은 나 혼자 뿐이라 한가하게 식사가 가능했다. 라멘야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던한 익스테리어가 참신했고 입구에 <망플맛집>을 알리는 스티커가 믿음직 스럽다. 내부에는 돼지냄새 1도 없는 정갈한 분위기고 다찌로만 구성되어 있는 구성도 깔끔하다 3. 보통 진한 수프를 만드는 돈코츠집은 돼지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이곳은 그런 냄새가 없으니 깔끔은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조금 아쉬움은 남는다. 지금은 폐점한 신촌 <고라멘>의 감성이 그리워졌던 순간... 4. 돈코츠 아주 진하게 + 아지타마로 주문했는데 플레이팅이 너무나 간결하고 아름답다. 깔끔한 챠슈 한잔, 목이버섯과 쪽파!!! That’s It! 5. 수프에서 냄새는 역시 나지 않는다. 굉장히 진한데 눅진한 느낌 보다는 진한 고소함이 느껴진다. 하카타분코의 세아부라보다 더 미세한 초세아부라 수준의 곱디고운 지방입자들이 크림같은 고소함을 발산하며 혀를 코팅한다. 꽤 맛있다. 그런데 수프가 <미지근하다> 오히려 갓 건져낸 면의 뜨거움이 수프의 온도를 압도하면서 수프를 덥힌다. 이런 수프와 면의 온도 이질감은 라멘인생 20년에 처음이다 ㅎㅎㅎ 실순지 의도하신건지 알 수는 없지만 어느 쪽이든 이러시면 안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 6. 면빨은 완벽하다. 세면에 가타멘인데, 끈적한 수프를 사이사이 묻혀 올리기에 최적이고 식감 또한 이상적이다. 7. 고명도 준수하다. 솔직히 이 정도의 진한 돈코츠는 아지타마가 필요없을 정도지만 최근 먹어본 아지타마 중에선 최고다. 적절한 간과 투명하게 잘 절여진 난황은 황홀하다. 챠슈는 부드럽지만 고기 부분은 퍽퍽함이 있어 인상적이진 않았고 목이버섯은 식감이 아주 좋았다 8. 아주 잘 만든 라멘 한그릇이다. 수프, 면, 고명 각각이 잘 만들어 졌고 그 조화도 훌륭하다. 많은 분들이 얘기하는 서울 최고의 진한 돈코츠로 꼽는 잠실의 <라멘짱>을 먹어보지 못해 직접 비교가 되진 않지만 그 수준에 필적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9. 이날 식사를 공복에 했다. (전날 저녁 부터) 그리고 저녁에 ㅍㅍㅅㅅ를 했는데 빈속에 좀 과다한 지방이 많이 들어간 소화불량일 수도 있고 그 전날 먹은 음식이 문제였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이 집 음식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나이든 아재의 약해진 위장 탓을 더 하고싶다. 마침 다른 홀릭님분 중 한 분도 같은 증상이 있었다니 유저 스스로 조심해야겠다. 10. 마지막으로 <친절>. 하카타분코와는 다른 친절이 돋보인다. 다음 방문엔 <보통 진하기에 짜게>로 주문해 봐야겠다.
길라멘
서울 마포구 토정로 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