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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eju
4.5
7일

부모님 모시고 <목란>다녀왔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입맛도 까다롭고 재료에 대해 예민하셔서 안드시는 음식이 많으세요. 그래서 외식도 잘 안 하셨고 저희 엄마 음식 솜씨만 늘어갔지요. 가족모임에 메뉴 정하는 게 늘 큰 숙제였는데 그나마 잘 드셔주시는 음식이 중식입니다. 단, 위생상태가 좋아야해요. 이연복쉐프님의 <목란>은 부모님도 아셔서 무리없이 예약하고 다녀왔습니다. 주택을 개조한 곳이라 입구에 계단이 있어 어르신들이 좀 불편합니다만 주차가 바로 앞에 가능합니다. 몇가지 메뉴는 3일전 예약이라 멘보샤( 대), 동파육(대), 어향동구 (대)는 미리 주문하고 현장에서 유산슬, 칠리새우 그리고 식사류를 추가주문했어요. 일단 음식이 큼직큼직해서 먹음직스럽고 바로바로 나와서 흐름이 끊기지 않아 좋았어요. 제일 기대했던 멘보샤. 바삭한 식감에 다진 새우살이 두툼하게 들어가서 맛있었습니다. 동파육 고기는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표현이 적당했어요. 제일 맛있었던 것은 사진에는 빠졌는데 어향동구였어요. 가지위에 새우를 다져올려 찐 후 어향소스에 버무려 나오는데 버섯향과 새우가 너무 잘 어울렸답니다. 어향가지는 많이 파는데 어향동구 하는 집은 많지 않은데 여기 잘하네요. 모든 음식의 재료들이 신선하다는 게 눈으로 입으로 느껴졌고 많이 기대한 만큼 맛있었어요. 한가지 아쉬운 건 직원들이 쉐프복을 입고 있어서 쉐프인가 싶은데, 표정이 딱딱하고 응대가 좀 불편했어요. 인원이 많아서 쟈스민차 1개로는 버거워서 2개 부탁했더니 테이블당 1개라며 안 주더군요. 라운드 테이블이라 8명이 앉았는데 그정도는 유연하게 응대해주실 문제 아닌가싶은데. 그리고 음식 양이 많은 생각보다 많아 나중에 나온 음식을 먹기전에 포장부탁했더니 규정상 안 된다고 하네요. 규정을 어길 마음은 없는데 응대하는 내내 딷딱한 말투와 표정이 계속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 식당의 맛은 이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되어, 어딜 가든 평균 이상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맛은 입을 즐겁게 할 뿐, 다시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의 온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음식이 훌륭해도 친절하지 않은 곳에 내 소중한 시간을 다시 쓰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결국 진정한 맛집의 완성은 훌륭한 레시피를 넘어, 손님의 마음이 머물게 하는 세심한 배려에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목란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5길 21

망고무화과

자스민차 아끼는 건 정말 그렇네요. 힘들게 예약까지 해서 간 손님들인데..

권오찬

사람의 온기.. 저도 동의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미래 사회에 AI가 대체하기 힘든 직업 중 하나로 요리시를 꼽았지요. AI가 넘지 못 하는 마의 벽 중 하나가 사람입맛인데 그 입맛을 감동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사람이 품은 온기이지요.

maeju

@yurasianne 차가 아까운 건 아니었겠죠~? 티팟이 한정되어있었던 것 같은데 ...... 개선이 필요해보였어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maeju

@moya95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온기가 담긴 공간이 더 귀해지는 것 같아요. 식당을 다시 찾을때 기준에서도 맛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정도, ​나머지는 비미각적인 요소에 의한다 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