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 나물에 쓱쓱 비벼먹는 건강 별식, 보리밥 1.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수많은 자영업자가 스러져버린 현 시점에서 식당 창업의 키워드는 바로 <고정비 절감>이다. 과거 유동인구가 많은 좋은 상권에 주방장을 따로 두고 크게 식당을 내면 대박이었던 풍요의 시대는 이제 물건너 가고, 권리금이 높지 않은 저렴한 상권에 <특색있는> 음식을 내는 것이 현재 식당 창업의 트렌드이다. 2. 을지로 뉴트로의 힙한 기운이 <황금정통> 대로를 따라 과거에는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던 신당에 안착하니 최근 들어 이 동네에서 신장개업하는 레스토랑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신생업장으로 활기찬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더해지니 신당동 중앙시장에 자리잡은 서민 식당 역시 재조명받으며 성업 중이다. 얼마 전에는 #먹을텐데 라는 유투브 채널을 운영하는 가수, 성시경이 신당동 중앙시장을 찾아 반건조 갑오징어가 시그니처인 <옥경이네 반건조 생선>, 제육볶음이 맛있는 백반집 <영미식당>, 수제어묵이 맛있는 <이포어묵 산전>을 소개했는데 당분간 이들 식당의 대기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기세이다. 3. 오늘 방문한 곳은 신당동 중앙시장 보리밥 골목의 대표식당, <장수보리밥>이다. 이 식당 역시 매스컴을 탔는데 맛집으로 소개된 것은 아니고,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 친구인 충재씨가 식사하며 자연스레 노출되었더랬다. 4. 당시만 해도 시장 밥집답게 보리비빔밥이 5천원, 고기쌈밥이라는 푸짐한 구성이 8천원이었는데 워낙 물가가 올라서 그런지 2022년 현재 2천원 정도의 가격 인상이 있다. 5. 시장 밥집치고는 저렴하진 않지만, 일반 식당이라 생각하면 제철나물로 비벼먹을 수 있는 큰 대접에 담긴 보리밥과 구수한 된장, 대여섯 종류 푸짐하게 내주는 쌈채소 등의 구성을 보면 가성비가 참 좋다. 6. 현대인 식단을 보면 특별히 작정하고 채식을 하지 않는 이상 하루 한번 이상은 육류 섭취를 피하기 어려운데 나물과 채소만으로도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니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7. 한때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리밥은 어려운 시절 음식의 대명사이다. 모든 것이 넘쳐날 정도로 풍요로운 시대, 이렇게 보리밥 전문점에 일부러 들리지 않고선 만나기 힘든 음식이 바로 <보리밥>이다. 고기 반찬 하나 없이 소박하게 차려진 시장 밥상이었지만, 최근 경험한 어느 고급 레스토랑에서보다도 만족도는 오히려 높았다.
장수 보리밥
서울 중구 퇴계로85길 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