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4가 #보건옥 #서울식불고기 * 한줄평 : 이런 <불고기 국물> 또 없습니다. • 을지로4가 노포 골목 3대장 • 서울식 불고기판에 구워먹는 곰탕 육수 베이스 불고기 • 메뉴판에는 없는 불고기 소면사리와 파김치 조합 추천 1. 개인적으로 을지로4가 골목은 <정통 노포>의 명맥이 굳건한 곳이다. 조선시대 말기부터 이 지역을 점령한 중국 상인들의 기를 물리치기 위해 살수대첩으로 수나라 대군을 격파한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을 차용하여 을지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2. 이 거리가 부흥한 것은 한국 전쟁으로 붕괴된 사대문 안의 도심 지역을 재건하기 위해 시멘트, 타일 등 건축자재상들이 들어서면서부터이다. 지금이야 노포의 의미를 사회적으로 재발굴하게 되며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상권이 되었다지만, 불과 칠팔년 전만 해도 미처 개발되지 못한 구도심 느낌이 강했더랬다. 3. 이 구도심에 과거에는 귀했을 평양냉면, 불고기, 설렁탕 등의 비싼 음식이 노포로 존재하는 것은 과거 재건사업으로 큰 돈을 벌었던 상인들의 집합소였기 때문이다. 4. 어쨌거나 을지로 3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인테리어의 뉴트로 가게들이 점령해버렸고, 그나마 인적 드문 을지로 4가는 여전히 정통 노포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식당이 있으니 바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평양냉면 식당인 <우래옥>, 피난 시절 오갈 데 없는 이들을 상대로 연탄불로 끓인 설렁탕을 팔았다는 <문화옥>, 그리고 상대적으로 업력은 짧지만 40여년이 훌쩍 넘은 <보건옥>이 이 골목의 3대장이다. 5. 보건옥의 불고기는 움푹하게 패여있는 전골냄비에 먹기 보다는 고기는 봉긋 솟은 불판에, 야채는 움푹 들어간 가생이 육수에 끓여먹는 <서울식 불고기 판>에 먹어야 제맛이다. 6. 이 집의 불고기는 주문 즉시 생고기를 다진 마늘과 참기름, 간장 등으로 최소한의 양념을 해서 내주는데, 육수는 곰탕 국물을 희석한 것을 사용한다. 별다른 기교 없이 끓여낸 정직한 곰탕 국물을 육수로 사용하기에 분식집에서 판매하는 불고기처럼 간장의 짠맛과 설탕의 단맛이 강조되지 않고 불고기 양념과 조화된 부드럽고 담백한 곰탕맛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7. 서울식 불고기판(가게에서는 옛날판이라 부른다)으로 주문하면 전골처럼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끓이는 방식이 아니라 야채는 국물에 졸이고, 고기는 <구워내는> 방식이다 보니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고기판 사이즈에 맞게 고기양을 적절하게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꺼번에 판에 올리게 되면 결국 고기 일부는 가생이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전골팬에 끓여먹는 방식과 다름없어 옛날판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8. 여기에 꿀팁 하나를 더한다면 고기 한점을 불고기판 가운데 불이 올라오는 지점에 걸쳐두면 직화로 구워지는 육향을 맡을 수 있으니 후각의 만족도가 더 높아진다. 9. 만약 오후 방문이라면 일일 50그릇 한정인 육개장을 찌개 삼아 한 그릇 주문하는 것도 이 집의 매력을 즐기는 팁이다. 10. 메뉴판에는 없지만, 불고기를 먹은 후 <소면 사리> 주문은 필수이다.
보건옥
서울 중구 창경궁로8길 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