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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2년

#무교동 #동해도 #무제한스시 * 한줄평 : 회전초밥과 접시당 스시 2피스에 담긴 이야기 • 주중 점심 28천원에 1시간 무제한 초밥 • 기본 제공 인당 5피스는 의외일 정도로 훌륭한 수준 • 나름 샤리는 작게, 네타는 크게 만든 초밥 1. 젊고 의욕적인 쉐프와 업장의 출현으로 3만원 안팎의 니기리스시(쥠초밥)을 다찌에서 즐길 수 있는 시대이나, 분명 이십여년 전만 하더라도 스시는 ‘혹독한 방식으로 요리를 배운 스시 장인이 부유한 고객을 상대로 내는 고급 요리’의 대명사였다. 2. 지금이야 스시야에서 사용하는 오마카세란 단어가 육고기와 커피 등으로 크게 대중화되었는데, 고가 음식이었던 스시의 문턱이 이렇게 낮아지게 된 첫단추는 초밥 접시가 레일을 타고 무한히 움직이는 <회전초밥>이라 생각한다. 3. 회전초밥의 등장은 1950년대 후반 오사카로부터 시작된다. 1950년대 일본은 태평양 전쟁의 패망으로 미군정의 통치를 받으며 빠르게 도시 산업화가 진행되던 시기이다. 도시가 현대화되며 농어촌 마을의 인구가 도시로 중심이동 하며 외식산업이 크게 발달했으며 이에 따라 카운터를 둔 가게가 우후죽순 생겼더랬다. 4. 당시 오사카의 한 초밥집 사장이 아사히 맥주 공장을 방문 견학했다가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하는 병맥주에 착안하여 만들어낸 것이 현재 회전초밥 시스템의 탄생 배경이다. 5. 회전초밥 식당은 고급 식재료로 손님과 교감하며 만들어내는 스시 오마카세 업장과 달리 반복 작업을 통한 균질한 스시를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곳을 찾는 손님 또한 <배부르게> 먹는 것이 목적인지라 대단한 서비스와 맛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6. 회전초밥 식당에서는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접시당 2피스의 스시>가 제공된다는 것이다. 어차피 배부르게 초밥을 먹기 위해 방문한 초밥집이니 아예 큰 접시에 여러 종류의 초밥을 가득 담아 줘도 무방하건만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돌아다니는 접시의 스시는 어떤 업장을 막론하고 무조건 2피스에 불과하다. 7. 이 역시 1945년 일본 패망과 연관이 있다. 아시아 전역에 걸쳐 식민지를 두고 세계의 패권을 다투었던 일본은 식량을 <수탈>을 통해 조달했는데 패망 후 식민지로부터의 조달은 중단되고, 오히려 여러 식민지에 나가 있던 파병 군인과 일본 국민이 대거 귀국하니 대규모 식량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8. 대규모 식량 부족 사태로 아사하는 국민이 발생하니 일본 정부는 식재료를 <공공재>로 취급하여 배급을 하게 되며 모든 식당 영업을 금지시킨다. 이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는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메뉴였던 <스시> 업장의 주인들이었는데 묘수를 낸 것이 요식업은 불법이니 손님이 배급받은 쌀을 가져오면 초밥으로 만들어주는 <위탁 가공업>의 형태로 난국을 탈출하자는 것이다. 9. 일본 정부 역시 이 묘수에 대해 조건부 허락을 해주는데, 해당 조건은 바로 1홉(밥 한공기분)의 양으로 제한한 것이다. 10. 당시 생선 역시 귀했던지라 1인분은 스시 10~12피스, 생선 1종으로는 2피스로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졌는데 이것이 여전히 지켜오며 회전초밥 레일 위 접시는 1종 2피스의 초밥이 올라가게 된 것이다. 11. 광화문과 시청 사이 무교동에 자리잡은 회전초밥집, <동해도>는 여의도를 본점으로 둔 분점으로 내가 기억하기론 이 자리에서 십여년 이상 영업을 하고 있다. 12. 레일 위의 초밥은 훌륭하다고 평할 순 없지만, 나름 준수했다. 1인당 기본 제공하는 5피스의 초밥은 그래도 꽤 맛이 괜찮았다.

동해도

서울 중구 무교로 28 시그너스빌딩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