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영주 #자연묵집 #태평초 * 한줄평 : 단종애사에 얽힌 피끝마을의 유래와 태평초 1. 경북 예천에서는 <태평추>라 하고, 영주에서는 <태평초>라 불리는 <돼지묵김치찌개>는 이 지역에서만 근근히 내려오는 향토음식이다. 같은 음식을 인근 지역끼리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은 동일한 연원이 <글자가 아닌 음으로> 문자가 어둡던 옛사람들에게 내려져 이어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 태평초의 유래는 다양하다. 궁중에서 먹던 탕평채를 그리워한 이들이 청포묵과 소고기 대신 메밀묵과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끓여먹었다는 설이 있고, 어지러운 세상 태평성대를 기원하며 먹었던 백성들이 먹던 겨울 음식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찌되었거나 이 음식은 한양의 궁중 음식이었던 <탕평채>를 알던 이가 힘들고 어려운 시대, 이 땅에 전한 음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3. 경북 영주시 <순흥면>은 단종의 비극이 서린 땅이다. 단종의 삼촌이자 세조의 동생이었던 <금성대군>은 단종 복위 운동을 도모하다 순흥으로 유배를 오게 되었고, 이 곳에서 순흥도호부사 이보흠과 거사를 도모하려 했으나 관노의 고변으로 결국 죽임을 당한다. 당시 쿠테타로 왕위를 찬탈한 세조는본인을 거역하는 이들에게 무자비하여 역모의 땅에서 살던 순흥 30리 이내 백성들을 도륙하니 이 때 흘린 이들의 피가 죽계천을 따라 십여리를 흘렀다고 전해진다. 4. 이제는 만드는 이도 몇 남지 않은 음식, 태평초를 취급하는 <자연식당>은 당시 사건으로 피가 흐르다 끊겼다는 동촌1리에 소재한다. 그래서 이 동네는 아직도 <피끝마을>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5. 주문한 음식은 태평초 2인분, 메밀묵밥과 비지튀김이다. 김치찌개에 두부 대신 이 지역 특산물인 메밀묵이 들어갔을 뿐이라 생각했는데 제피와 인삼채 등의 향신료와 김가루 등이 들어가니 분명 익숙해야 할 맛인데 전혀 새롭다. 6. 끓이면 끓일수록 맛이 나는 전골의 범주에 속하지만 태평초는 주방에서 내온 직후 바로 먹기 시작해야지 자칫 오래 끓이다가는 묵이 풀어져 버린다. 7.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에 옥수수콘 등을 넣고 튀겨낸 비지튀김은 전국에서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이다. 향토음식을 판매하는 수십여년 업력의 노포에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튀김 음식과 칠리소스 조합이라니 생소하긴 하다만 난 이 대목에서 <온고지신>이란 사자성어를 떠올렸다. 레서피가 있는 음식을 개량하여 더욱 맛있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누구도 만들어보지 못 한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력이 더해져야 하는 일이다.
자연묵집
경북 영주시 안정면 회헌로 508
맛집개척자 @hjhrock
인스타보다 사진이 많이 올라가니 좋네요..^^
권오찬 @moya95
@hjhrock 글밥 많은 우리 같은 아재에게 인스타는 영원한 숙제같아요. ㅎㅎㅎ 그 감성이랑 잘 안 맞음. ㅋ
단율 @kk1kmk
피끝마을이라니...참 속상한 역사가.. 그나저나 비지튀김은 정말 궁금하네요 ㅋㅋ (신기하게도, 제가 못읽었던리뷰만 옮기셨네요 ㅋㅋㅋ )
권오찬 @moya95
@kk1kmk 다들 저마다의 망태기가 있었을텐지라.. 오늘은 경북지역 여행 당시 리뷰를 올렸는데, 아마도 그 때가 단율님 망태기 혹은 가장 바쁘셨던 때였나봅니다.
단율 @kk1kmk
@moya95 ㅋㅋㅋ 두어달있었던 22년 늦가을의 망태기와 제가 유입되기전 리뷰들인가봐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