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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1년

#경북영주 #전통묵집 #묵밥 * 한줄평 : 순흥에 얽힌 추가잡설 리뷰 1. 소백산 자락에 자리한 영주라는 도시는 부석사와 소수서원으로 유명하다지만, 정작 <지워져버린 도시, 순흥>은 영주 토박이 아니고선 아는 사람이 아예 없는 지역이다. 2. 수양대군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고 임금이 된지 3년되던 해, 수양대군의 동생인 금성대군은 단종의 복위 운동을 순흥부사 및 사육신 등과 도모하다 관노의 고변으로 역모를 발각당하고 대노한 세조는 순흥부의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지도에서 지워버리고 만다. 3. 고려말 조선초만 해도 한강 이남으로는 순흥이 제일이요, 한강 이북으로는 개성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모든 것이 풍족했던 <순흥부>는 세조의 명으로 잊혀진 도시가 된다. 화를 피해 겨우 목숨을 연명했던 순흥 사람들은 척박한 땅에서도 손쉽게 자라는 메밀을 키워 묵으로 연명했다고 하는데, 이게 바로 순흥이 메밀묵으로 유명해진 배경이다. 4. 메뉴는 단 2가지로 구순의 할매가 직접 쑨 묵으로 만든 <묵밥>과 지역 특산콩인 부석태로 만든 <두부>가 다다! 5. 유기그릇에 정갈하게 담긴 묵을 수저로 떠먹는데 멸치육수의 배지근함과 참기름향의 꼬수함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묵사발을 어느 정도 먹고 조밥을 말아 묵은지 한점 올려 입에 넣으니 최소 오늘만큼은 망플에서 내가 최고 음식을 먹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뜬금없이 든다. 반찬은 단 3가지로 묵은지와 깍두기, 황태채인데 두부 위에 뭘 올려놓고 먹어도 꿀맛이다. 6.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이 세워진 곳이 영주이다. 실제 소수서원 양지바른 곳에서 담소를 나누는 동네 할아버님들조차 사서삼경이 줄줄 흘러나오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그러니 이 동네에서 음식을 입에 넣고 말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 식사시 울려퍼지는 건 말 한마디 없는 침묵 속에 수저가 유기 그릇을 긁는 소리뿐.. # 추가잡설 고려 후기 충렬왕 당시 원나라로부터 유학을 도입한 안향의 본관이 바로 순흥이다. 조선시대 통치철학이었던 유교의 본향이 바로 순흥이라 할 수 있으니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금성대군의 복위 운동 이전에는 얼마나 위세 등등한 지역이였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과 안중근 의사께서도 순흥안씨가 본관이다.

순흥전통묵집

경북 영주시 순흥면 순흥로39번길 21

포식자

수육도 없다니!... 라고 생각하였는데 두어 해 전부터는 두부도 빠지고 묵밥만 판다는군요.

권오찬

@predator 두부가 있어야 식탁이 풍성해지는데.. 묵밥 단일 메뉴에 대한 아쉬움은 인근 순흥기지떡으로 풀면 될 것 같습니다.

포식자

순흥기지떡... 핀꽂아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