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하동 #명종식당 #돈까스백반 * 한줄평 : 하동에서 경험한 돈까스 백반 • 서양음식으로 믿고 있으나 실상 일본음식 장르인 화양식 • 한국과 일본의 식문화에 따른 돈까스의 변화 양상 • 인당 1만원, 돈까스와 밥이 무료 리필 1. 돈까스와 카레, 오므라이스의 공통점은 바로 ‘온전한 서양음식이라 믿고 있으나 실제로는 메이지 유신 시절 일본식으로 재탄생한 서양음식’이라는 것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서양 음식을 기원으로 두고는 있으나 <일본 음식의 한 장르>라고 보기 때문에 <화양식>이라 한다. 2. 일본은 전통적으로 육식을 금지한 국가이다. 19세기 후반 메이지 유신 당시 서양의 문물이 수입되며 모든 면에서 선진화된 서양의 문화를 복사하여 근대 일본을 이룩하자라는 것이 당시 분위기였다. 그러나 평생 고기를 먹어본 적 없고 포크와 나이프의 사용에 서툴렀던 일본의 서민들에게 서양 음식은 낯설고 불편했다. 3. 분명 고기이되 고기가 아닌 것처럼 보여야 했고, 익숙한 젓가락으로 먹을 수 있어야 했으며, 느끼한 맛을 상쇄하기 위해 채썬 양배추가 열 조리한 가니쉬를 대체했고, 주식인 밥의 반찬으로 먹을 수 있어야 했으니 이 음식이 바로 우리가 아는 일본의 <돈카츠>이다. 4. 일본의 돈카츠가 공급자에 의해 변형을 거쳐왔다면 한국의 돈까스는 원형을 유지하되 대중의 요구에 따라 사이드가 추가되는 최소한의 변화만 감지된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절 풍족하게 보이기 위해 좀 더 넓게 펴대어 면적을 늘리고, 느끼함을 상쇄하기 위해 깍두기와 풋고추 등의 사이드가 보완되었을 뿐 일본식 돈카츠보다 훨씬 더 서양식에 가깝다. 5. 분명 돈까스이되 돈까스 시장의 주류인 <경양식 돈까스>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훨씬 한국적인 메뉴가 있으니 바로 <돈까스 백반>이다. 백반이란 단어 자체가 흰 밥과 함께 먹을 반찬으로 구성된 상차림이란 의미이니 돈까스가 <주연>인 경양식 돈까스와는 전혀 다르게 밥반찬인 <조연>으로 존재한다. 6. 하동군 하동읍내 소재한 이 기사 식당은 원래 된장찌개와 김치째개, 주물럭 등 일반적인 메뉴를 취급하던 평범한 식당이었으나 주중 평일 장사, 돈까스 백반 단일 메뉴로 장사의 방향을 바꾸며 그저 그런 평범한 식당에서 돈까스 백반을 취급하는 하동의 유일무이한 식당이 되어버렸다. 7. 인당 1만원, 단일메뉴라 별도 주문없이 인원수대로 음식이 제공되는데 겉절이와 단무지 무침, 된장 시래기국이 제법이다. 메뉴가 특별하다고 맛이 담보되지 않으면 잔재주에 불과할텐데 이 식당은 그 기준점을 가뿐히 넘어버렸다. 8. 돈까스 레서피가 참 재미있는데 분명 밥상의 구성은 일본식 돈카츠처럼 자국의 음식문화가 잔뜩 녹아들어 <한국인의 밥상>에 가까운데, 튀김옷이 경양식 돈까스도 아니고 일본식 돈카츠도 아니고 오히려 인근 도시인 남해 독일인 마을의 슈니첼에 가깝다. 9. 반죽과 고기의 흡착도가 좋지 않아 소스를 뿌려먹으면 안 되고 찍어 먹어야 하는데, 오히려 얼렁설렁한 튀김옷의 식감이 뻑뻑하지 않아 장점으로 다가온다. 이런 튀김 반죽이라면 기름기를 잔뜩 머금고 있어야 할텐데 주인장의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인지 느끼하지 않다. 10. 메뉴가 백반이다 보니 재미있게도 이 풍성한 돈까스 반찬은 <무료 리필>된다. 밥도 마찬가지.. 11. 그러고보니 하동은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공간인 80만여평 평사리 들판을 보유한 곳이다. 만석지기 두서넛은 너끈히 낼만한 평야를 보유한 곳이니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힘든 돈까스 백반이 하동에서는 <필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www.instagram.com/moya95
명종식당
경남 하동군 하동읍 경서대로 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