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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6개월

#북촌 #비원떡집 #두텁떡 * 한줄평 : Since 1949, 궁중떡의 계보를 잇는 노포 떡집 1.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스마트폰 하나만 손에 쥐고 있으면 전화통화 뿐 아니라 음악 청취, 동영상 시청과 정보검색까지 가능한 시대이다. 불과 20여년 전이었던 20세기만 하더라도 가장 보편화된 통신 수단이 일반 전화였기 때문에 상호와 주소까지 표기된 <전화번호부>가 업주 입장에선 효과적인 광고 수단이였으리라. 2. 이 전화번호부의 표기는 가나다 순이였는데, 아마 전국에 산재한 떡집 상호를 줄 세워보면 아마 1, 2순위는 분명 <낙원>과 <종로>일거라 확신한다. 3. 수렵보다는 농경사회 최적화 지형이였던 한반도에서 곡식을 빻아 찌거나 구워 만들어낸 떡의 문화는 훨씬 오래되었을 것이나 가장 꽃피웠던 시기는 유학을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이다. 유학의 가르침이 서민의 일상 생활사인 <관혼상제>의 기준이 되며 떡은 특별한 날에 먹을 수 있는 잔치 음식이자 고급 음식으로 발돋움했다. 4. 궁궐에서도 역시 떡은 수랏간 나인들에 의해 섬세한 레서피와 고급 식재료로 크게 발달하였는데, 1910년 한일합병조약이 체결되고 이로 인해 궁에서 쫓겨난 나인들이 생계를 위해 궁궐근처였던 종로, 낙원동 등지에서 떡을 팔았던 것이 바로 궁중떡 레서피가 민간에 퍼진 계기이며, 전국 어디를 가도 서울 지명인 종로떡집, 낙원떡집을 상호로 한 가게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5. 1949년 개업한 비원떡집 역시 궁중나인으로부터 역사가 비롯되었다. 1대 창업주인 홍간난 할머니께서 조선 왕조의 마지막 궁중음식 기능 보유자인 한희순 상궁에게서 전통 궁중떡의 비법을 물려받아 차린 곳이 지금의 낙원상가 자리이다. 그렇게 시간은 그로부터 70여년이 흘렀고, 홍간난 할머니는 조카에게, 2대 사장이였던 조카는 이제 3대 사장인 아들에게 물려주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하는 떡집 중 하나로 대물림됐다. 긴 시간의 호흡에서 보자면 조선시대 궁궐에서 임금이 먹던 음식이, 대한민국 근대기 북촌의 사대부들에게 전해졌고, 현대에 이르러선 널리 민간에 퍼진 모양새다. 6. 선물받아 경험한 떡은 설기와 약식이다. 퓨전의 시대다보니 이젠 떡에도 치즈와 블루베리, 바나나 등 강렬한 맛이 가미되는 시대인데, 비원떡집의 떡은 전통의 맛 그대로 변하지 않음을 추구한다. 강렬하고 화려함은 없으나 오히려 반가의 귀티나는 얌전함이 느껴진다. 그림으로 치자면 허허로운 여백이 오히려 붓이 지나간 자리를 돋보이게 하는 먹향 은은한 수묵화같다. # 추가잡설 1 1910년 한일합병조약은 당시 내각총리대신 이완용과 일본 통감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전권을 위임받아 작성되었는데 주된 내용은 대한제국의 황제는 일체의 통치권을 일본 황제에게 양여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경술년에 국권을 상실한 치욕적인 사건이라 <경술국치>라 부른다. # 추가잡설 2 외식 스펙트럼이 한없이 넓어진 현재 시점에서 과거의 화려했던 명성이 한없이 추락한 먹거리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떡이다. 떡과 빵은 서로간 완벽하게 대체재 개념이니 빵의 인기가 올라갈수록 떡의 인기는 하락하기 마련이다. 서두에 적었던 전화번호부가 흔했던 그 시절만 해도 백일상 돌상뿐 아니라 이사하면 이웃들에게 돌리던 인사치레가 떡이였을만큼 우리네 일상 생활에 깊숙히 들어와있던 음식이 떡인데 이젠 동네에서 떡집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식당 노포의 가치가 재조명된 것이 불과 십여년 안짝인데, 떡은 주식이 아닌 간식 개념이어서 그런지 아직 노포 떡집에 대한 자료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비원 떡집

서울 종로구 북촌로 33-1 1층

푸리닝

크…시기적절한 떡리뷰🤩 추석 잘 쇠시구 맛난거 많이드세요 오찬님 ㅎㅎ

권오찬

@aboutbae 푸리닝님도 해피 추석 보내셔요~

맛집개척자

떡과 빵을 별로 안 좋아하다보니 대략적인 내용은 알았지만 종로, 낙원 떡집이 많은 이유를 상세히 설명해주시니 좋네요..떡의 맛을 좀 알고자 했지만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거의 군것질을 안하는 특징이 있어서 그런가 영 끌리지 않네요...ㅎㅎ

권오찬

@hjhrock 그럼 술배라도 나와야 하는데 왜 날씬하신건가요??? ㅋㅋㅋㅋ

맛집개척자

@moya95 저 안 날씬해요...ㅎㅎ 90키로에 육박합니다...카톡사진을 그나마 잘나온걸 넣어서 그렇지요..ㅎㅎ

석슐랭

그러게요. 빵이 인기가 올라갈수록, 떡의 인기는 내려간 것 같습니다. 빵보다 대체로 속이 편한 떡이 가끔 그리운데 이제는 맛있는? 떡집 찾기도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권오찬

@kims8292 커피가 포화상태가 되니 차문화가 급부상하며 궁합좋은 떡카페가 눈에 몇몇 보입니다. 그래도 새차사고, 이사가고, 백일상 돌상 환갑 잔치 등 우리네 생활에 떡이 참 중요한 잔치 음식이었는데.. 많이 쇠락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