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권오찬
추천해요
1년

#종로5가 #옛날잔치국수시연 #잔치국수 * 한줄평 : 추억의 음식, 잔치국수 1. 쌀이 부족했던 시대, 혼식 장려 운동을 경험한 이에게 국수는 매우 특별한 음식일 수 밖에 없다. 멸치와 무우, 대파 등을 푹 고아낸 육수에 국수 한그릇 가득 말아 김치 고명이나 양념 간장을 소박하게 얹어낸 그 옛 시절의 잔치국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국수는 곧 추억의 또다른 이름이다. 2. 국수를 잔치음식이라고 하는 이유는 <길게 늘어진 국수 가닥>이 장수와 수복의 의미를 담고 있어서라고 하지만, 실제 먹잘게 변변치 않았던 시대를 직접 경험한 내 기억으로는 멸치 육수에 말아낸 국수가 대량의 빠른 조리가 가능하고, 조리 원가가 낮으며, 호불호가 없는 음식이라 잔치음식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직도 웨딩홀 결혼식 부페에는 모밀소바나 잔치국수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이를 보면 국수가 장수와 수복의 의미를 담고 있는 듯 하기도 하고. 3. 우리네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잔치국수의 역사는 실제 그리 길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 이후 미국은 우리에게 대량의 밀가루를 원조해줬고, 이 밀가루는 일본인들이 두고 간 소면 제조 공장을 통해 국수로 민간에 널리 보급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우리가 먹는 밀가루 국수의 시작이다. 4. 비오는 날, 뭔가 헛헛해서 집밥을 먹기는 그저 그렇고, 그렇다고 많이 먹자니 속이 부담되어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 “이 집이다!!”라고 하고 들어간 곳이 바로 종로5가 충신시장 근처 <옛날멸치국수 시연>이다. 5. 재미있는 것이 <삶은 계란>이 개당 500원인데 알아서 먹고 계산하라고 테이블마다 계란 바구니가 놓여있다. 6. 주문한 것은 멸치국수(5천원) + 주먹밥(1천원)이다. 아무리 중심가에서 떨어진 외진 곳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종로통인데 요즘같은 고물가l믿기지 않는 가격이다. 7.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맛까지 저렴한 것은 아니다. 무릇 잔치국수는 파스타처럼 우아하게 먹기 보다는 젓가락으로 양껏 떠서 입에 우겨넣어야 제 맛인데, 그렇게 먹다보니 김가루와 파, 양념간장 등 소박하게 고명을 올린 국수에 흥이 나버렸다. 8. 분명 배는 충분히 부른 것 같은데, 내친김에 비빔국수까지 주문한 건 <추억에 대한 허기> 때문인 듯 싶다. 가게를 나서는 발걸음이 괜시리 가벼워졌다. www.instagram.com/moya95

옛날 멸치국수 전문점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60 보성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