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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1년

#제주시 #모던돔베 #제주고기국수세트 * 한줄평 : 제주산 메밀로 만든 고기국수 • 제주 향토음식, 고기국수의 유래 정리 • 고기국수의 진화 • 돔베고기의 재해석 1. <제주산 메밀로 만든 고기국수>라는 한줄평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제주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인 고기국수의 유래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2. 제주에서는 예로부터 마을의 대소사를 치를 때 돼지를 잡았는데, 온 동네 많은 이들과 음식을 나눌 수 있는 조리 방식인 탕에다 양을 불리기 위해 해초인 모자반을 더해 끓이니 이것이 바로 돔베고기 식당에 가면 반드시 제공되는 음식인 <몸국>이다. 따로따로 만들어내는 음식이 아니라 건더기인 수육은 돔베고기로, 국물은 몸국으로 만드는 일타이피 음식이다. 3. 일제 강점기 태평양 전쟁 당시 전쟁 식량 물자로 제주의 해초류를 수탈당하고 바다 출입도 통제당해 모자반을 쉽사리 구하지 못 하는 상황에 모자반의 대체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밀가루로 만든 건면>이다. 4. 국수는 길다란 음식이기에 장수 혹은 길게 오래가는 관계를 상징한다. 이미 육지에서는 잔치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었으며, 조리가 간편한데다 짧은 시간 대량으로 조리가 가능한 음식이라 제주에서도 몸국의 대체품으로 고기국수가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5. 고기국수가 본격적으로 제주에 자리잡게 된 시기는 1920년대 지금의 삼도동에 <석산이네 국수공장>이 들어서면서부터라고 하니 우리가 제주의 대표적 향토음식이라 생각하는 고기국수의 역사는 불과 100여년에 불과한 셈이다. 6. 어쨌거나 제주의 고기국수는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쭉 100여년 동안 <밀가루 건면>을 사용했더랬다. 국내 메밀의 7할이 생산되는 곳이 제주라고는 하나 메밀 자체가 원래 찰기가 없어 국수로 만들어내지 못 하고 가루로 만들어 국물에 풀어먹거나 부쳐먹는 형태로 소비되었지 고기국수의 면으로 제주산 메밀이 사용된 경우는 지난 100여년 동안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7. 음식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계속 진화하기 마련이다. 그간 제주의 고기국수가 허름한 노포에서 좀 더 번듯한 매장으로의 <공간적 진화>가 이루어졌다라고 본다면 이제 지금은 <조리의 진화> 단계에 이른 듯 하다. 8. 상호만큼이나 모던한 공간에서 좋은 식기와 커트러리를 사용해 먹는 고기국수라니 기존의 허름한 노포를 탈피하여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경험으로 업그레이드해준다. 9. 혹여나 고기국수의 진화가 기존 고기국수와의 접점이 턱없이 미미하거나 맛이 부족하다면 오히려 이러한 시도에 대해 오만한 겉멋이라 여겨 눈살을 크게 찌푸렸을텐데 접객과 음식 모두 합격점이니 오히려 응원하게 된다. 10. 고기국수 세트(2만원)에는 라이트한 돈육국물에 모자반과 삶은 계란 반쪽, 색감을 위해 추가된 당근채가 들어간 고가국수와 돔베고기, 문어와 감자를 넣은 고로케가 들어간다. 11. 고기국수는 일본의 돈코츠 라멘과 교집합이 꽤 보이긴 하나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돔베고기>이다. 분명 <삶는다>라는 조리 방법을 거쳐 만들어낸 수육이 돔베고기이거늘 <구이>로 재해석했다. 맛은 통오겹 크리스피 구이와 비슷한데 보리열무김치와 고추지라는 사이드와 함께 하니 별미이다. www.instagram.com/moya95

모던 돔베

제주 제주시 1100로 302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