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moya95

11개월

#제주시한경면 #옛날국수집 #잔치국수 * 한줄평 : 흘러넘치는 양의 잔치국수가 단돈 5천원 1. 제주도의 서부 가장자리 지역인 한경면은 개발의 후광 효과를 보지 못 하는 여전히 <제주스러운> 동네이다. 그나마 한경면과 인접한 안덕면은 제주 국제학교와 신화월드가 자리잡으며 뭍사람들의 입도와 관광객의 유입이 증가했다지만 한경면은 여전히 그 옛날의 제주로 남아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경면을 찾은 것은 제주의 메밀로 만든 막국수가 있다 해서였건만, 냉면 문화가 주류로 존재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제주에선 겨울철에는 아무도 냉면을 찾지 않아서인지 휴업을 했었더랬다. 3. 그리하여 대안은 제주돔베막국수를 향하던 길목에 자리한 국수집이다. 외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워낙 대단해서 기대를 안고 방문했는데 재미있는 요소가 몇 가지 있다. 4. 우선은 살인적이라 일컫는 제주 물가 답지 않게, 그러나 관광객이 찾지 않는 한경면의 한적한 마을답게 비빔국수와 잔치국수의 가격은 단돈 5천원이다. 5. 거기에 국수라는 음식이 워낙 푸짐하게 내어주는 것이 국롤이라지만, 바가지만한 그릇에 내주는 양이 엄청나다. 세숫대야만한 그릇에 내주는 곱배기는 성공하면 일반과 동일하게 5천원이라는데, 양이 배불리 먹자고 하는 용도라기보다는 <도전용>에 가깝다. 6. 시골마을에서 파는 단돈 5천원짜리 잔치국수라지만, 각종 야채와 국내산 멸치를 우려내어 육수를 만들고, 비빔국수의 양념은 주인장이 직접 효소를 담궈 만든단다. 7. 재미있게도 이 모든 음식을 준비하는 이는 나이 지긋한 노년의 주방장 아저씨이다. 국수집답지 않게 멋들어진 그림이 가게 곳곳에 붙어 있어 연유를 여쭤보니 아내분께서 그림 그리는 화가시라고.. 8. 잔치국수 한 그릇에 담긴 감성은 맛이 아니라 정이라 생각한다. 먹거리가 변변찮지 않았던 시절 주머니 가벼운 이들에겐 든든한 한끼로, 생일을 맞은 이에겐 오래 장수하라는 축원의 의미로, 백년가약을 맺는 신랑신부에겐 오래도록 인연이 이어져 백년해로하라는 의미로 먹던 음식이 바로 잔치국수이다. 9. 비록 제주의 겨울 냉면 투어 프로젝트는 아쉽게 되었지만, 우연찮게 인연이 국수집으로 이어져 아주 멋들어진 경험을 했다. www.instagram.com/moya95

옛날 국수집

제주 제주시 한경면 고산로 73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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