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4가 #은주정 #김치찌개 * 한줄평 : Since 1986, 쌈싸먹는 김치찌개가 키포인트 1. 나도 30대 중반 즈음까지는 외식 메뉴를 선택함에 있어 제일 우선했던 부분이 <집에서 조리가 가능한가?>였던 것 같다. 그리하여 이 당시만 해도 외식을 한다 하면 각종 다양한 채소가 필요한 중국 요리, 쉐프의 손맛을 따라가기 어려웠던 스테이크와 파스타, 손질이 번거로운 생선찜 등을 많이 찾았더랬다. 2. 오십을 목전에 앞둔 지금 선호하는 외식 메뉴는 의외로 집에서 늘 먹을 수 있는 국밥과 각종 찌개류이다. 나이가 들어 한식을 선호하게 된 것인지, 이젠 새로움보다 익숙함이 더 편해진건진 모르겠지만.. 3. 그리하여 이번 주말 찾아간 곳이 을지로4가 방산시장에서 1986년 개업하여 성업 중인 <은주정>이라는 김치찌개집이다. 4. 점심 시간에는 식사 손님을 대상으로 고기 가득 들어간 김치찌개(12천원)를 팔고, 저녁에는 술 손님을 대상으로 삼겹살과 김치찌개(18천원) 단일 메뉴를 파는 식당이다. 5. 이젠 샐러리맨이 퇴근길 가볍게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라고 하기엔 물가 상승 곡선이 너무 가파른 것이 현실이다. 삼겹살 1인분이 2만원에 육박하는데다 나중에 찌개라도 뭐 하나 주문할라치면 1인당 3-4만원은 거뜬하게 나오니.. 그런데 이 집은 삼겹살과 고기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가 1인분 18천원이니 주머니 사정 가벼운 을지로 직장인에게 가뭄에 단비같은 곳이다. 6. 굉장한 반전 이야기인데, 삼겹살과 김치찌개 모두 평범하다. 못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맛에 있어 뛰어나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돈육 시장에도 교차 숙성이 널리 퍼져 소비자들의 입맛이 이미 올라갈대로 올라가버렸고, 김치찌개 역시 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을 뿐 한입에 알 수 있는 이 집만의 독특함을 찾을 수 없었다. 7. 사실 삼겹살과 김치찌개가 그런 음식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가스불로 철판에 구운 삼겹살이 어느 식당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고, 김치찌개 역시 시큼과 시원, 묵직이라는 영역 어딘가에 따라 개인적 선호가 있을 뿐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라 구분이 모호하다. 8. 이 집이 이렇게 <평범한> 메뉴를 취급함에도 불구하고 불구하고 수요미식회 등 유수의 언론에 소개되고, 많은 이들이 찾는 이유는 바로 <차별성>이다. 9. 다른 김치찌개집에선 절대 나오지 않는 찬이 있으니 바로 10여가지 <쌈채소>이다. 우린 대부분 김치찌개를 <떠먹는> 음식으로 인식하는데, 찌개에 푸짐하게 삼겹살 고기를 넣어 <쌈싸먹는> 음식으로 전환했다면 이는 <콜럼버스의 달걀>같은 이야기이다.
은주정
서울 중구 창경궁로8길 32
Luscious.K @marious
3.5점 충분히 이해가는 점수입니다
권오찬 @moya95
@marious 노포의 아우라, 방산시장이라는 공간, 가성비 등을 감안하면 좀 더 점수를 줄 순 있었으나 와이프가 제 김찌가 더 맛있다고 해서;; 냉정한 평가를. ㅋ
Luscious.K @marious
@moya95 저도 한 번이면 족하다 싶더라구요 ㅎ
권오찬 @moya95
@marious 여기에 친절함만 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1층 할아버지는 왜 그리 근엄한 기운 뿜뿜하신지.. ㅋ
Luscious.K @marious
@moya95 동네에서 제일 잘나가는 식당 사장님 포스 아나겠어요? ㅎㅎ 3대는 걱정없이 사실 기반을 마련하셨으니.
권오찬 @moya95
@marious 아, 너무 부럽습니다! ㅋㅋㅋㅋ
Luscious.K @marious
@moya95 사업은 잘되면 부자, 안되면 쪽박. 좋은 회사에서 은퇴하시는게 답이에요. 아내님도 바라실거구 ㅎㅎ
권오찬 @moya95
@marious 전 사주 자체가 관직, 공기업, 안정적 회사의 월급쟁이라대요. 거기선 승승장구인데, 사업하면 안 될 사주라고. ㅋㅋㅋㅋ
Luscious.K @marious
@moya95 잘하고 계십니다 ㅎ
맛집개척자 @hjhrock
가격이 아주 좋은 집이네요..요즘 같은 고물가에 착한 식당입니다..^^
권오찬 @moya95
@hjhrock 흔치 않은 가격이지요. 맛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