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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5.0
3개월

#서울강남 #본연 #한식다이닝 * 한줄평 : 흑백요리사 원투쓰리 쉐프의 한식 파인다이닝 1. 흑백요리사 원투쓰리, 배경준 쉐프의 본연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흑백요리사에 ‘원투쓰리‘라는 예명으로 출연했던 배경준 쉐프인 <본연>이란 레스토랑에 다녀왔다. ’원투쓰리’라는 예명은 쉐프가 미슐랭 1스타, 2스타, 3스타 레스토랑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을 상징한다. 한국의 파인다이닝 시장은 과거 고가의 가격과 높은 심리적 장벽으로 인해 소수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흑백요리사‘라는 전무후무한 요리경연 프로그램은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방송에서 쉐프들의 장인 정신, 요리에 담아낸 철학과 예술적 가치를 대중에게 생생히 전달하며 파인다이닝을 단순히 ‘비싼 음식‘이 아닌 ’가치있는 경험’으로 재정의하였다. 2. 본연의 정체성, 잉걸불과 발효의 조화 본연은 한식다이닝의 정체성을 <잉걸불>과 <발효>라는 2가지 조리 기법으로 녹여낸다. 입구 한켠에는 요리에 사용되는 장독대와 발효 항아리가 자리하고, 식사 전에는 한옥의 창고를 의미하는 ‘곳간’이라는 별도 장소에서 발효 효소로 만든 콤부차를 웰컴드링크로 제공하며 3시간여에 걸친 미식 여정이 시작된다. 이러한 연출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미식을 문화적/감각적 경험으로 확장시키기 위함이다. 3. 본연의 디너 코스 본연의 디너 코스는 전국 17개 도시의 향토 특산물을 활용한 11가지 코스로 구성된다. 최고급 식재료와 세심한 조리법은 한국의 지역성과 계절성을 한 접시에 담아내는데 이 접시는 곧 배경준 쉐프의 상상력을 담아낸 무대 공간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쉐프의 창의성이 돋보였떤 가장 인상깊었던 음식은 번철로 만든 가마솥에 담아낸 영광 보리를 사용한 누룩빵이다. 밥솥에 밥이 아닌 빵을 담아냈다라는 의외성과 강경 갈치속젓 소스를 곁들인 고성 참가리비찜의 콜라보는 굉장히 훌륭했다. 4. 경험의 시대, 파인다이닝의 새로운 기준 오늘날 파인다이닝은 더 이상 식재료의 질과 쉐프의 명성, 요리의 창의성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비슷한 수준의 요리를 내는 하이엔드 레스토랑도 제법 많아진데다 영리해진 소비자들 역시 ‘맛’은 기본으로 하되 <특별한 경험>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본연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정확히 짚어낸다. 공간과 서비스, 그리고 요리에 담긴 스토리, 각각의 코스에 걸맞는 귀한 커트러리 등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미식을 예술적 경험으로 승화시킨다.

본연

서울 강남구 논현로 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