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베케 #커피 * 한줄평 : 돌무더기가 쌓인 자연스런 풍경, 베케 1. 제주에서 정원을 보러 간다고 하면 의아할 수 있겠다. 돌담과 오름, 숲과 바다가 지천인 섬에서 굳이 정원을 찾아갈 이유가 있을까? 서귀포 효돈로에 자리한 [베케]는 그 질문에 꽤 근사한 답을 내놓는다. 2. 제주어로 [베케]는 밭을 일구다 나온 돌을 한데 쌓아놓은 돌무더기를 의미한다. 농사를 짓는데 방해가 되는 돌을 치워 쌓아둔 것이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돌무더기는 오랜 시간 밭의 경계이자 제주의 풍경이 되었다. 3. 베케라는 공간 역시 그러하다. 반듯하게 줄을 맞춘 나무와 화려한 꽃으로 빈틈없이 채워진 정원이 아니라 돌과 이끼, 나무와 풀이 서로의 자리를 내어주며 자연스레 어울린다. 4. 베케를 만든 조경가, 김봉찬 선생이 추구해온 자연주의 정원의 특징이 여기에 있다. 인간의 시선을 기준으로 자연을 통제하고 장식하기보다는 자연의 흐름을 존중하는 것! 그러한 철학에서 태어난 정원이다 보니 무심히 대지에 뿌리를 내린 나무와 풀, 이끼는 원래 그곳에서 살아온 것처럼 느껴진다. 5. 그리하여 베케는 유리 온실 속에서 멀찌감치 정원을 조망하기보다는 반드시 정원에 들어가 가까이 봐야 한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풍경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수많은 작은 풍경으로 나뉜다. 6.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여행의 목적이 되는 곳, 그 공간이 바로 [베케]이다. 실제 베케를 찾은 나 역시 굳이 이 공간을 인위적으로 즐기기보다는 가져온 책을 읽고, 제주에서 경험한 향토음식에 관한 칼럼을 쓰며 자연스레 이 공간에 녹아들었더랬다. 7. 제주에서 오름과 숲, 바다를 조망하는 카페는 여럿 있지만 대부분의 그 공간들은 [무엇을] 바라볼 것인가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베케는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8. 생각해보면 참 제주스러운 카페이다. 버려진 돌을 풍경으로 남겨두고, 자연이 제멋대로 살아갈 여지를 주고, 그 사이에 바람이 머물고, 사람이 스쳐 지나간다.
베케
제주 서귀포시 효돈로 4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