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북할매 #모두부 * 한줄평 : Since 1984, 따스한 모두부 한 그릇 1. 인천 청량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북할매]라는 두부집은 1984년 지금 자리에 문을 열어 40여년의 세월을 훌쩍 넘긴 노포이다. 동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할머니는 1970년대 중반부터 청량산 호불사 근처에서 순두부를 내셨다고 전해지니 가게의 업력만 녾고 보자면 십년 가깡운 시간이 빠지는 반백년 노포인 셈이다. 2. 푸른 처마 아래 낡은 간판이 걸려 있고, 유리문에는 ‘콩죽’과 ‘순두부’가 붉은 글씨로 큼직하게 적혔다. 지금은 보기 힘든 여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낡은 차림표가 눈에 들어온다. 가격을 고쳐 붙이고 메뉴를 가린 흔적이 남아 있는 걸 보니 벽에서 떼어 새로 만들기보다 필요한 곳만 손보며 써온 차림표다. 3. 청량산은 아이와 함께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산이 순하다. 한나절을 꼬박 들여야 하는 산행이 아니니, 내려와서 먹는 음식도 꼭 푸짐한 정식일 필요는 없었을 듯하다. 두부를 먹고 전을 나눠 먹으며 잠시 쉬었다 가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이북할매의 메뉴가 지금처럼 자리 잡은 데에는 그런 사정도 있었으리라 짐작해본다. 4. 이 집에 오면 무조건 맛봐야 한다는 모두부는 뽀얀 콩물에 담겨 있다. 큼직하게 썬 두부 옆에는 배추김치와 쪽파를 썰어 넣은 양념장을 함께 내주는데, 허옇게 무쳐낸 김치와 맑은 양념장이 주인장의 성정을 말해주는 듯하다. 5. 오래된 식당을 소개할 때면 으레 ‘변함없는 맛’이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수십 년 전의 음식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쉽게 할 말은 아니다. 식당도 자리를 옮겼고, 음식값을 고쳤고, 손님도 달라졌을 것이다. 그 세월을 모두 같은 모습이었다고 묶어둘 필요는 없다. 6. 지금 이북할매는 장년의 아들 내외가 운영하고 있고, 손주도 식당에 나와 일을 배우는 중이라고 한다. 할머니께서 호불사 근처에서 시작한 두부 장사가 자리를 옮기고 세대를 바꿔가며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7.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식재료와 솜씨겠으나, 한 끼의 기억에는 그 음식을 만들어온 사람들의 시간도 남는다. 이 곳은 맛있었다는 표현보다 ‘따스하게 잘 먹었다’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식당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북할매
인천 연수구 청룡로50번길 1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