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 문닫기 전 꼭 방문해야할 도봉동 50여년 업력의 탕수육 맛집 1. 망플에 이 노포를 첫번째로 소개하게 되어 영광스럽다는 <설레발>로 리뷰를 시작해본다. 2. 서울 중심가의 노포는 이제 젊은이들의 맛집 성지로 각광받으며 대중적인 인지도와 경제적인 성공을 거머쥐었지만, 아직 지방 소도시와 서울경기 외곽지역의 노포는 올드함이 클래식함으로 진화하지 못 한채 가치를 인정받지 못 하는 <사각지대>라 할 수 있다. 3. 도봉동 한적한 골목에 자리잡은 이 중식당은 무려 50여년 반세기 업력의 노포 중의 노포이다. 조리사 면허증을 보면 주방장 할아버지는 무려 43년생이시다. 월남전에도 참전하셨는지 조리사 자격증과 영업 신고증 옆에는 <전공표창장>까지 자랑스레 걸려있다. 4. 1943년생이라면 일제시대의 끝자락과 6.25 사변 등을 겪은 세대이자 대한민국의 현재 위상을 이끌어낸 <격변의 세대>로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조명한 그 시절인데 아직도 현직 주방장이라니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5. <사랑받는> 노포의 공통점 중 하나라면 기물들이 비록 낡았을지언정 굉장히 청결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다라는 것인데 수저통과 테이블 등에 비록 세월은 묻어있을지언정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한 것이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6. 기물들의 관리가 이럴진대 튀김 메뉴가 많은 중식당에서의 <기름 관리>는 말할 것도 없다. 요리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주는 튀김만두나 탕수육의 튀김 옷을 보면 굉장히 깨끗한 기름으로 튀겨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름 관리를 잘 못하는 중식당은 튀김옷에 검은 가루가 붙어있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발암물질로 알고 있다. 7. 탕수육 소스가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의 수준이다. 대부분의 중식당은 후르츠 칵테일 등으로 과한 단맛을 억지로 끌어내는데, 이 집은 <사과>를 사용하였다. 개인적으로 바삭한 튀김옷을 선호하는데, 이 곳은 바삭함보다는 고기의 육즙을 살리는 폭신한 형태의 식감으로 튀겨냈다. 그러나 잘 밑간된 고기와 극찬할만한 탕수육 소스가 만나니 이 집에서만큼은 내 탕수육 취향이 전향되어도 되겠다고 생각하였다. 8. 볶음밥도 추천할만하다. 중식 고수들이 중식당 첫번째 방문에서 <볶음밥>을 주문하는 이유는 메뉴 한가지로 짜장과 짬뽕 국물, 웤질의 수준이라는 3가지를 가늠할 수 있어서이다. 볶음밥의 쌀알 코팅이 괜찮길래 볶음밥 밑으로 수저를 넣어 들어봤더니 접시에는 기름이 안 묻어있을만큼 <딱 필요한만큼>의 기름으로 밥을 제대로 볶아냈다. 나의 망플벗님들 중 중식당 좀 다녀본 분들이라면 밥 위에 얹어진 <계란 후라이>만 봐도 실력을 알 수 있으리라 본다. 9. 볶음밥에 덤으로 나온 짬뽕 국물인데 한술 뜨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통상 볶음밥에 함께 나오는 짬뽕 국물은 졸여지다 못해 너무 짠데다가 조미료 범벅으로 식후 입안이 껄끄럽기 마련인데, 금방 국물을 낸 것처럼 진짜 깔끔 그 자체이다. #추가잡설 볶음밥으로 주방장의 고향 내지는 주방경력을 유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지역별로 볶음밥에 계란을 어떻게 풀어내는지에 따라 출신지를 알 수 있다. 차이나타운이 발달한 개항장 도시인 <인천과 부산>은 서니 사이드 업 형태로 부쳐낸 중식 계란 후라이를 밥 위에 얹어주고, 군산과 광주 등 <전라도>에선 오므라이스처럼 볶음밥 위에 넓게 부친 계란을 올려준다. <서울식>은 스크램블 에그로 만든 후 마무리 단계에서 밥과 함께 한번 더 볶아서 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식당 주인장께선 월남전에 참전하신 것으로 미뤄보아 화교는 아니신 듯 하고, 고향이나 요리를 배우신 곳이 인천이나 부산일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본다!
홍방원
서울 도봉구 도봉로169나길 4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