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 포천에 자리한 30년 업력의 평양식 김치말이 그간 포천의 대표 음식이라 하면 <일동막걸리>와 <이동갈비>가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오늘 그 편견을 깨준 음식을 만났으니 남양주와 포천의 경계 지역에 자리한 평양식 김치말이 국수이다. 냉면, 막국수, 잔치국수와 우동 등 밥 다음으로 우리 식생활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것이 바로 <면>이다. 그중에서 김치말이 국수는 한국인의 밥상에 꼭 올라가는 흔해빠진 김치가 메인 재료이지만, 의외로 제대로 만든 김치말이 국수를 찾기란 다른 국수 메뉴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다. 광릉 인근 유명한 맛집 중에서 이 식당을 선뜻 선택한 것은 국수에 담겨진 <정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고명만 해도 채썬 오이와 배, 고추, 열무, 사태살, 잣, 으깬 두부 등 7가지가 올라간다. 내가 서울에서 만난 김치말이 국수 대부분은 육수가 <시큼달큼>했는데, 이 집은 으깬 두부의 고소함이 밸런스를 잘 잡아줘 <시큼담백>한 것이 입맛을 돋군다. 고명 중 콩비지처럼 부드럽게 <으깬 두부> 다음으로 칭찬하고 싶은 것은 <사태편육>이다. 사이즈가 워나 작아 사태로 만든 육수를 넣고 사태살은 구색을 맞추기 위해 올린 것이겠거니 했는데 정말 제대로 삶아내어 식감과 맛, 풍미 등이 훌륭하다. 면요리의 첫번째는 당연히 면이다. 육수의 깊은 맛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삶아낸 면의 쫄깃함이 음식 평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30년 업력답게 텐션이 역시 훌륭하다. #추가잡설 간판에는 개업년도가 1989년이라고 되어 있는데, 세월의 흐름을 알 수 있는 힌트가 하나 더 있다. 간판 한켠에 적힌 <www.김치말이.com>이라는 한글 도메인은 2000년대 초반 벤처기업과 IT 열풍이 불던 당시 유행의 흔적이다. #추가잡설 김치찌개를 먹는 자리에선 김치에 손이 가지 않듯 이미 김치말이 국수를 먹는 식탁에선 빨간 양념의 김치보다는 <백김치>가 더 좋은 사이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추가잡설 식당 안쪽 벽면에는 <SBS 결정! 맛대맛>에서 우승한 집이라는 표식이 걸려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탤런트 류시원과 아나운서 강수정 MC 조합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4년여간 장수한 프로그램이다. 내 기억 속 식당 대결이라는 포맷을 가진 원조격 프로그램이다. 백종원의 삼대천왕 역시 초반 포맷은 특정 메뉴를 정해 전국의 삼대맛집을 선정해 스튜디오에서 요리 경연을 벌이는 것이였는데, <결정! 맛대맛>에서 차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곰터먹촌
경기 포천시 내촌면 내촌로 16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