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 #무명스키야키 #스키야키 * 한줄평 :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무명 스키야키 1. 한국의 전골 요리는 병사들의 철모인 <전립투>에 여러 음식을 섞어먹는 <골>이 합쳐진 전립투골의 약어에서 비롯되었다.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음식이 있는데 바로 <스키야키>이다. 스키야키는 농부들의 쟁기(스키)에 구워먹는(야키)라는 전골과 마찬가지로 역시나 조리도구+방식에서 파생된 이름이다. 2. 솜씨 좋은 어머니 덕분에 어렸을 적부터 어렵지 않게 접해왔던 음식이지만, 한국의 전골 음식과 변별력이 크지 않다보니 아직 주변에서 스키야키 전문 레스토랑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3. 최근 복고 열풍을 타고 재조명되어 레트로 성지는 이제 을지로를 넘어 신당 지역까지 확대되었다. 리얼코리아, MC 이홍렬 맛집, 맛따라 길따라 등 과거의 영화가 기록된 (마치 홍콩 뒷골목 분위기 아우라를 풍기는) 신당동 곱창집을 지나면 힙이 줄줄 흘러내리는 인테리어의 <무명 스키야키>를 만날 수 있다. 4. 사장님의 취미를 인테리어로 승화시킨 <나이키 운동화 한정판>, <오토바이 헬맷> 등은 사장님의 영혼이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바람과 같이 자유스러움을 추측케 한다. 이런 스타일의 사장님을 부산 영도의 <쿤타 샌드위치> 가게에서 뵌 적이 있는데, 돈을 남기기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걸 하려는 성향이 강한 편이다. 5. 역시나 메뉴별 가격이 이렇게 팔아도 남는게 있나?! 싶을 정도의 가성비를 보여준다. 미국산 소고기(150g) 스키야키가 15천원 수준이다. 심지어 야채 추가는 무료라는데 추가해서 먹기가 쉽지 않을만큼 기본 제공량이 많다. 식사로 제공되는 우동 사리도 무료이다. 6. 가격이 저렴하다고 음식에 들어간 정성이 저렴하진 않다. 선홍빛 고기에서 느껴지는 신선함이나, 양파와 청경채, 배추, 대파, 실곤약, 새송이와 표고, 팽이버섯 등 야채 구성도 푸짐한데다 스키야키 소스인 날계란의 알끈도 제거되어 있는 등 섬세함까지 갖췄다. 7. 거기에 식당 직원과 손님간의 벽을 단번에 허물어내는 친절함에다 90년대 대학생 시절 듣던 추억의 가요까지 뭐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계산하며 사장님께 왜 이름을 무명이라 작명했냐 여쭤보니 “유명해지기 싫어서”라는데 이렇게 잘 하는 집이 무명해지기도 쉽지 않다. • 추가잡설 1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은 회와 초밥 등 섬나라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식문화가 675년 일본 천황의 <육식 금지령>과 윤회 사상에 근거한 <불교 문화>의 영향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에도 막부 시대가 끝나고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는 개화 시기인 <메이지 유신> 당시 일본인의 왜소한 체격은 육식을 금지했기 때문이라 여긴데다 육식이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는 행위로 널리 인식되어 식문화의 변화가 생겼다. • 추가잡설 2 안다즈 호텔의 네기 스키야키 저녁 단품 메뉴가 7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우 기준 신당동 허름한 골목의 무명 스키야키는 2만원이다. 강남 압구정이라는 지역적 특성, 호텔이라는 입지와 인테리어 등에 따라 당연히 가격 차이는 발생할 수 있는데, 난 이 가격 차이를 관동식과 관서식으로 설명하고 싶다. 관동식은 자작한 육수와 타래 소스에 야채와 고기를 함께 조리하는 방식이고, 관서식은 설탕과 미림, 타래 소스를 졸여낸 후 고기를 먼저 구워내고 후에 야채를 넣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관동식은 직원 도움 없이 <알아서 끓여먹는> 방식이고, 관서식은 <숙달된 직원이 구워줘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별도로 발생된다. 그래서 시중 스키야키 대중 음식점 대부분은 관동식일 공산이 크고,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의 스키야키는 관서식인 경우가 많다.
무명
서울 중구 퇴계로87길 30 수정탕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