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동 #가부 #차돌짬뽕 * 한줄평 : 썩 괜찮은 차돌짬뽕 1. 최근 중식업계에서도 감지되는 변화가 쉐프의 경력과 명성이 마케팅에서 차지하는 바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포인트는 쉐프 홀로 다찌석의 손님들에게 코스 전반을 책임져야 하는 일식 오마카세에 국한되었더랬다. 냉부해 이후 주방 안에서 비밀리에 작업되던 쉐프의 비법들이 방송에 공개되며 이젠 분업 중심의 중식마저도 헤드 쉐프의 경력이 대중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가 되었다. 2. 이 레스토랑 문 앞에는 당중위 오너쉐프의 호텔 근무와 수상 이력이, 카운터에는 이를 뒷받침해주는 메달 등이 화려하게 걸려있다. 해외에서 개최된 요리대회는 규모를 알 수 없고, 근무하셨다는 인터콘티넨탈이나 타워호텔의 중식부 이력은 90년대 중반으로 너무 먼 과거 시점이다. 3. 그러다보니 큰 기대감 없이 탕수육, 짜장면, 차돌짬뽕을 주문하였는데 모두 기대 이상으로 맛있다. 탕수육은 큼지막한 고기에 밑간을 하고 바삭하게 튀겨냈는데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 식감이다. 찹쌀가루가 들어갔는지 쫀득함과 바삭함이 공존한다. 깨끗하게 튀겨낸 탕수육의 외피는 이 식당의 기름 관리가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를 반증한다. 소스에는 오이와 배추, 당근과 파인애플이 들어가 있는데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가 좋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다. 4. 차돌짬뽕은 붉은 색 국물에서 상상됐던 캡사이신 특유의 매운 맛은 전혀 없고, 오히려 편안하다. 바로 그 편안함이 왠지 밥을 말아야할 것 같은 육개장을 연상케한다. 편안하다는 표현이 슴슴하고 이맛 저맛도 아닌 건강한 맛이라는 애둘러 예쁘게 포장한 표현이 아니라 정말 맛있다. 면의 탄력도, 차돌박이에 입혀진 불맛, 숨이 적당히 살아있는 채소의 조화가 훌륭하다. 5. 유니짜장까진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중식당이 일반 짜장 외 간짜장이나 삼선짜장을 별도로 라인업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집은 특이하게 짜장면이 단일 종류이다. 내 경험상 이런 경우는 일반 짜장면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수준인 경우가 많았는데 소스와 면의 흡착도, 큼지막하게 썰어진 양파 등은 동네 중국집의 수준은 훨씬 뛰어넘었다. 다만 짜장 소스가 약간 오일리했는데 간짜장 매니아들에겐 이 부분이 약간 불호가 있을수도.. • 추가잡설 마침 내가 앉은 좌석이 식당의 내부 간판을 볼 수 있는 위치였는데, 상호명이 아름다울(가) 부할(부)이다. 화상 중국집이다보니 당연히 더할(가)인지 알았는데.. 우리나라 중식당의 화교 비율이 아무리 높다 해도 이국땅에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려면 돈이 최고 가치인 것은 자명하다. 그러다보니 화교 중식당 상호를 한자로 뜯어보면 경제적 성공을 염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식당의 오너쉐프께선 편법이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아름답게 부자”가 되고 싶으셨나보다. 요식업에서 아름다운 부는 결국 깨끗한 재료와 청결한 관리와 일맥 상통한다.
가부
서울 성북구 보문로 182 금풍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