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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3년

#서촌 #공기식당 #카레 * 한줄평 : 정겨운 서촌 골목의 카레 식당 • 오뚜기 3분 요리로 대중화된 한국식 카레의 특징 • Curry Powder 상품화로 커리를 세계화시킨 영국 • 정작 종주국 인도에서 불리는 이름, 마살라 1. 맵고 얼큰한 음식을 즐기는 우리네 입맛에 호불호 없이 고루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카레>이다. 서울과 지방 도시의 차이는 있겠지만, 카레가 널리 대중화된 시기는 상온에서 보관 가능한 레토르트 제품 형태의 <3분 카레>가 보급된 1980년대경이다. 한국 카레의 역사는 <오뚜기>가 첫페이지의 대부분을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 그렇다보니 한국 카레는 카레 종주국인 인도의 마살라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고, 한국으로 카레를 전파한 일본의 카레와도 맛과 향, 먹는 방식 등에 있어 결이 약간 다른 측면이 있다. 한국 카레는 각종 야채가 이미 소스에 첨가된 상태로 묽게 끓여내어 <밥>에 비벼먹기 좋은 농도로 조리된다. 인도 마살라와 비교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 카레에 비해서도 굉장히 맛이 순한 편인데 이는 한국인의 밥상에 꼭 오르는 <김치>를 곁들여 먹을 때 비로소 맛의 강렬함이 완성되어진다는 점에서 아마 <한국화>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3.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쌀이 주식인지라 밥에 <비벼먹는> 형태로 개량되었는데, 덮밥 문화가 발달해서인지 카레 역시 낫또, 돈카츠, 알새우, 함박, 시금치 등 <토핑> 메뉴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4. 인도의 커리는 고수, 커민, 육두구와 정향 등 십여가지의 각종 향신료 페이스트를 믹스하여 조리한 음식으로 현지에선 <마살라>라고 한다. 카레 종주국은 분명 인도이지만, 세계화시킨 장본인은 정작 대항해시대의 <영국>이다. 음식이 대중화되고 보편화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어느 누구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조달과 조리의 간편성>인데 상기 설명했듯이 십여가지의 향신료를 개별적으로 가정에서 구비하기도 어렵거니와 조리시마다 배합을 한다는 것은 복잡다단한 행위이다. 냉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대항해시대 유럽인들에게 커리는 냄새나는 고기의 잡내를 감춰주는 훌륭한 식재료였고, Curry Powder를 상품화함으로써 세계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의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5. 서촌 골목의 작은 카레 식당을 리뷰하며 거창하게 세계 각국의 카레 특징을 열거한 것은 사실 간판과 운영 형태만 보고 <일본 가정식 카레>를 상상하고 들어갔다가 <인도풍 카레>를 만나 먹는 내내 <카레의 정체성>에 대해 골몰하였기 때문이다. 6. 식당 간판에도 일본어가 표기되어 있고, 사이드 메뉴 역시 일본 미야자키현의 향토 음식인 <치킨난반>이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정작 카레는 인도 커리처럼 <포트>에 담겨 서빙되는데 맛과 향 역시 인도 커리 전문점인 (강가)와 일본 커리 전문점인 (코코이찌방야) 중간 지대 어디메쯤에 자리한다. 7. 음식의 정체성은 둘째치고 맛만큼은 굉장히 훌륭했다. 단맛이 강조된 전형적인 일본 카레에 비해 매콤하고 산미가 있는 것이 개성있게 느껴졌고, 정갈하고 단아한 플레이팅에서 골목식당 주인장의 솜씨와 내공을 엿볼 수 있어 만족스러운 한끼 식사였다. * 본 글의 전문은 brunch.co.kr/@ochan/36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공기식당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6길 20-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