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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3년

#아현동 #북성곰탕해장국 #해장국 * 한줄평 : Since 1978, 단번에 최애 해장국집 • 아현동 소재 42년 업력의 서울식 해장국 노포 • 직접 담근 청량고추지와 선지, 뼈 살코기와 조합 추천 • 단언컨대 서울 도심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해장국 1. 한때 피처폰 시장을 삼성, LG와 함께 어깨를 견주며 삼강구도를 만들었던 팬택이라는 회사가 있었더랬다. 스마트폰으로의 혁신적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생태계에서 아쉽게 사라져버렸지만, 2013년 팬택이 출시한 <베가 아이언>이라는 스마트폰 CF에서 배우, 이병헌의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라는 멘트는 두고두고 패러디로 재생산될 정도로 명작이었다. 2. 일부러 퇴근 후 버스를 타고 달려간 아현역 근처의 해장국 노포에서 국물 한술을 뜨는 순간 기억 서랍 맨구석에 처박혀있던 <단언컨대>라는 표현이 퍼뜩 떠올랐다. 3. 분명 상호를 북성해장국이라고 알고 갔건만, 간판에는 <북성 곰탕 그리고 해장국>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소뼈와 우거지, 선지를 넣고 끓여낸 <서울식 해장국> 대부분은 뼈의 잡내를 감추기 위해 된장을 풀어내는데 반해 이 식당은 신선한 재료의 공수와 별도의 조리 비법이 있는지 <맑은 곰탕>을 베이스로 제공된다. 4. 맑고 뽀얀 국물이 곰탕이라는 생각을 하고 먹었음에도 해장국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목구멍으로 국물 한술 넘기는 순간 왠만한 곰탕집보다 낫잖아라는 생각이 새삼 들며 “단언컨대 이 집 해장국은 가장 완벽한 국물입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5. 스스로 노포 전문가, 국밥 매니아라 자부하고 살았건만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무려 40여년 넘게 장사하고 있는 이 식당의 존재를 미처 몰랐다는 것이 용납이 안 될 정도로 만족스러웠으며 놀라웠던 미식 경험이었다. 6. 주문한 메뉴는 해장국 특(1만원)인데, 재미있는 것은 선지가 탕그릇이 아닌 <별도 접시에 제공>된다는 것이다. 선지를 좋아하지 않는 고객을 위해 별도로 제공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난 오히려 뭉근하게 제대로 끓여낸 선지 본연의 신선함을 맛보라는 주인장의 의도가 담겨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차피 통선지로 제공되니 선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건져내면 될 일이고 그마저도 싫다면 곰탕이라는 선택지도 있으니 말이다. 7. 마흔 중반 즈음부터 급격히 좋아진 음식이 바로 선지인데다 서울식 해장국 도장깨기 하듯 여러 곳을 방문해봤는데 이 식당 선지의 신선함과 탱글함은 언론 매체에 소개된 다른 유명 식당과 자웅을 겨뤄도 손색이 전혀 없다. 8. 국밥집 리뷰를 작성할 때마다 이제 주연(국밥)은 상향 평준화되었으니 조연(깍두기)이 식당 평가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늘 지적하는데, 북성해장국의 깍두기는 익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치감, 뜨거운 국물과 대비되어야 하는 시원한 온도감, 경쾌한 국물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9. 대부분 서민 식당에선 손님이 들이닥치기 전 주인장의 편의를 위해 밥을 스뎅 그릇에 담아 뚜껑을 덮고 보온통에 넣어두었다가 서빙한다. 사실 거의 모든 식당이 이러하기에 불만은 없지만서도 아무래도 밥솥에서 막 퍼 준 정성담긴 밥에 비할 바는 아니다. 전체 음식이 담긴 사진을 보면 뚜껑 없는 공기에 가운데가 봉긋 솟아나도록 막 담아준 밥 한 그릇을 볼 수 있다. 난 이 밥그릇에서 주인장이 손님을 대하는 따뜻한 정성과 음식에 대한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었다. 10. 단언컨대 이 집 해장국은 서울에서 가장 완벽하다고 자신한다. • 추가잡설 시중에서 접할 수 있는 선지국밥 식당 레서피 대부분에는 <우거지>가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동물의 피를 응혈시켜 만든 선지에는 철분이 다량 함유되어 건강에는 좋지만 특유의 향과 푸석한 맛이 있어 조리가 쉽지 않은 식재료이다. 메밀의 소화를 돕고 독성을 중화시켜주기 위해 메밀 소바에 갈아낸 무가 함께 제공되듯 해장국에서의 <우거지>는 선지 특유의 맛을 중화시켜주고 사골의 느끼함을 잡아줘 시원하고 개운한 맛을 이끌어내는 일등 공신이다.

북성 곰탕 해장국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35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