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 한여름의 사치, 애플망고빙수 1. 누구나 평등하게 하루 삼시세끼를 먹는다지만, 오히려 밥상 위의 음식은 '사회적 계급'을 구분 짓는 중요한 잣대이다. 권력과 금력을 가진 자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못 가진 자들에 비해 음식 자원을 <더 많이> 소유하였으며, <다르게> 먹어왔다. 공동노동과 공동분배라는 원시 경제 시스템이 붕괴된 이후 가진 자들은 <더 풍성하며, 고급스러운 식탁>을 통해 자신의 권력과 부유함을 과시했다. 2. 특급호텔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바로 가진 자들의 이러한 심리를 활용하여 고급 디저트를 앞다투어 출시하는데, 겨울에는 딸기 부페, 여름에는 애플망고빙수, 가을에는 멜론빙수와 애프터눈티 프로모션이 바로 그렇다. 3. 어쨌거나 한여름에는 <애플망고빙수> 시즌이다. 2008년 제주 신라호텔에서 첫선을 보인 뒤 인기를 끌며 2011년부터 서울 신라에서도 출시하며 여름철 시그니처 디저트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4. 심지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남아산 망고를 사용하지 않고 <제주산 애플망고>만을 고집하는 것은 특급 호텔의 프리미엄 전략과 맞물려 Small Luxury를 즐기려는 젊은 세대의 소확행 트렌드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5. 이는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마케팅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데 강릉의 순두부 젤라또, 정선의 곤드레 라떼, 부산 대저 짭짤이 토마토를 활용한 아이스크림 등이 바로 그런 사례이다. 6. 제주 여름 휴가 중 아이가 애망빙을 격하게 소원하여 숙소 인근 카페를 검색을 통해 방문했는데, 호텔 빙수에 비해 다소 아쉬운 점이 보이나 반값(29천원)인 것을 감안하면야.. 맛이야 말해 무엇하랴. 역시나 여름엔 애망빙이 최고인 것을.. #추가잡설1 제주 중문동 일주서로변에는 신라호텔에 애플망고를 납품한다는 <제주테마농원>이란 곳이 있다. 애플망고 2개를 깍아 담은 팩이 3만원이다. 하나로마트에서 꽤 실한 애플망고가 15천원 안팎이니 나쁘지 않은 가격인데다 익힘 정도와 당도가 꽤 훌륭하다. #추가잡설2 애플망고빙수는 어느덧 대중화되어버린 루이비통 백이 되어버렸다. 여전히 가격은 수백만원이라 진입장벽은 있으나 강남에선 3초백이라 불릴 정도이니.. 애망빙 역시 이젠 왠만한 특급호텔과 카페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1항에서 지적한 것처럼 권력자들과 금력자들은 식탁의 음식으로 그렇지 못한 자들과 차별화하고 과시한다. 이번 여름에는 서울 역삼동 조선 팰리스호텔에선 <10만원짜리 샤인머스캣 빙수>가 출시되었다. 음식으로 쌓은 바벨탑은 여전히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애플망고 1947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로 3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