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느낌이 물씬 난다. 내가 말하는 옛날은 대략 2002년 정도다. 여름날 밤, 그시절 모두의 교복이자 제복이었던 비더레즈 티셔츠를 입고 교회앞 대형 스크린앞에 벌떼처럼 모여 앉아 부르던 응원가나, 헤딩으로 발차기로 골을 넣었을 때의 함성이, 경기가 끝나면 부모님을 따라 아파트 상가 호프집에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통닭 까먹던 그 기억이, 옆도로를 지나가던 차가 대뜸 클랙슨을 빠빠빠빰빠 5번 울리면 먹다 말고 다같이 대~한 민국 외치던 그 광경이 너무 신기했다 (모르는 사람임). 이 곳에 올때마다 생각난다. 이곳을 처음 소개받았을 때 소개 멘트는 올드 앤 뉴가 공존하는 멋진 곳. 그러나 그날의 실상은 우리가 입장함으로써 별안간 올드앤 뉴가 공존하게 되는 그저 오래된 호프집. 솔직히 통닭도 먹태도 막 대단히 맛있는 건 아닌데, 자꾸 생각난다ㅎㅎㅎ 그 날의 즐거웠던 기억이, 20년도 더 된 어릴 적 잔상이. 그래서 계속 가게 되는 듯. 송별회를 해주겠다기에 오랜만에 여길 가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제안해 준 쪽에서도 "그래, 오랜만에 케첩에 버무린 샐러드 먹으러 가야지?ㅎㅎ"하며 승낙해 줌. 그 날은 살면서 술이 가장 잘 받는 날이었는데, 아직까지도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 기억에 남는 뿌듯한 대사는 "ㅇㅇ야, 다음 번엔 살아서 못 보낸다"는 오빠들의 ☆★패 배 선 언 ☆★캬캬캬캬캬캬컄ㅋ 어휴 이걸 어쩌나, 나는 그러고도 유유히 버스 타고 가서 동생도 집앞에 데려다 주고 또 걸어가거 다시 지하철타구 맨정신에 잘만 집에 돌아왔는걸?^^7
그린호프
서울 중구 퇴계로 181 1층
권오찬 @moya95
제 기억에도 남과 북이, 영남과 호남이,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구분 없이 하나 됐던 마지막 시점이 2002년 월드컵인 것 같습니다.
당케쉔 @ponpaku
@moya95 돌이켜보면 정말 그러네요 호시절은 돌아오려는지....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