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콩밭은 미쉐린 두부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워낙 미식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곳인데, 혼자 식사하러 다니는 입장에서는 메뉴 구성이 살짝 애매해서 그동안 발길이 잘 안 가던 곳입니다. 그러다 콩국수 시즌이 되어 늦은 점심시간에 방문해 봤습니다. 황금콩밭의 콩국수는 요즘 유행하는 진주식당 스타일의 꾸덕한 콩국수와는 조금 다릅니다. 서리태를 직접 갈고 비지를 제거해 깨끗한 부분만 남긴 콩국물이라, 크림처럼 진한 느낌보다는 옛날식에 가까운 맑고 담백한 스타일입니다. 그렇다고 콩맛이 약한 것은 아닙니다. 서리태 특유의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이 살아 있고, 비지가 거의 없어 텁텁함 없이 깔끔합니다. 간은 거의 되어 있지 않아 소금을 살짝 넣으면 콩의 맛이 훨씬 또렷해집니다. 면도 독특합니다. 현미 쌀면을 사용하는데 부드럽게 넘어가면서도 살짝 거친 식감이 남아 있어 일반 소면과는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묽은 콩국물과도 의외로 잘 어울립니다. 함께 주문한 소쿠리두부도 인상적입니다. 일반 모두부처럼 압착한 것이 아니라 채에 받쳐 자연스럽게 물을 뺀 두부라 둥근 형태이고, 수분감은 있지만 꽤 꾸덕한 식감이 있습니다. 묘하게 연질 치즈 같은 느낌이고, 올리브유와의 조합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김치 역시 좋았습니다. 시원한 스타일인데 젓갈의 풍미가 살아 있어 담백한 콩국수와 잘 어울립니다. 황금콩밭의 콩국수는 강렬하고 진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좋은 콩 자체의 맛과 두부집다운 깔끔함이 잘 살아 있는 콩국수입니다. 꾸덕한 콩국수만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좋은 공간에서 두부 요리와 함께 즐기기에는 충분히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콩국수맛집
황금콩밭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16길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