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순각에서 삼선간짜장을 먹고 2차로 어디를 갈까 서성입니다. 은근히 배가 불러서 다른 데서 뭘 제대로 먹기는 좀 거시기 하고. 만두가 땡겨서 대문점으로 가 봅니다. 멀리서 봐도 존재감 넘치는 외장의 대문점. 오향장육과 만두를 전문으로 하는 영등포의 오래된 중국집인데, 일반적인 중국집처럼 짜장면이나 짬뽕을 먹으러 오는 집과는 성격이 꽤 다릅니다. 문정정식을 먹어볼까 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실패. 물만두와 찐만두 중에서 고민하다 찐만두로 갑니다. 대문점은 만두 종류에 따라 생김새부터 다릅니다. 찐만두는 길쭉하게 만든 형태이고, 고기만두는 둥그렇게 말아 올린 모양입니다. 같은 고기소를 넣은 만두라도 빚는 방식과 피의 두께에 따라 먹는 느낌이 꽤 달라집니다. 요즘은 중화식과 한국식이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잘 만든 만두집들이 많습니다. 피는 얇고 육즙은 많고, 누구나 먹기 편하게 향도 정리해서 내는 집들이 많죠. 그런데 대문점은 방향이 다릅니다. 두꺼운 피에 생강 냄새와 중국식 고기향을 꽤 직접적으로 남겨둡니다. 요즘 기준으로 세련되게 정리된 만두와는 확실히 다르고, 그렇다고 최근 서울에 많아진 동북식 중국집의 만두와도 또 느낌이 다릅니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중국만두를 팔아온 화교 중국집의 옛날 방식이 남아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처음 먹으면 조금 낯설 수도 있습니다. 피가 도톰하다 보니 입에 넣었을 때 밀가루 반죽의 존재감이 확실하고, 속에서는 생강과 고기의 향이 꽤 직접적으로 올라옵니다. 요즘식 만두처럼 피와 속이 한 번에 부드럽게 사라지는 스타일이 아니라 피 따로, 고기소 따로 각각 존재감이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게 좋습니다. 이 집 군만두를 시그니처로 꼽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찐만두와 물만두가 찐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만두야 기름에 구우면서 바삭한 식감이 하나 더 더해지니 누구나 쉽게 좋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찐만두나 물만두는 만두피와 속 자체의 맛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대문점 특유의 두꺼운 피와 생강향, 중국식 고기향을 제대로 느끼려면 이쪽이 더 재미있습니다. 물론 호오는 있을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가 기대하는 ‘잘 만든 만두’의 기준과는 조금 다르거든요. 얇은 피, 터지는 육즙, 깔끔하게 정리된 고기향을 기대한다면 조금 투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옛날 방식의 식감과 향을 좋아한다면 오히려 대체하기 어려운 맛입니다. 50년 넘게 이어진 식당에서 여전히 이런 만두를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문점의 가장 큰 매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동순각에서 간짜장 한 그릇 먹고 배가 제법 부른 상태에서 들어갔는데도 찐만두는 술술 들어갑니다. 다음에는 시간을 맞춰 문정정식을 먹어보고, 당연히 물만두도 다시 먹어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제 선택은 여전히 같습니다. 대문점에서는 군만두도 좋지만, 찐만두와 물만두가 찐입니다.
대문점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10길 30 1층
맛집개척자 @hjhrock
저도 만두집을 가면 찐만두와 물만두를 더 좋아합니다.^^ 이집 제대로 된 만두집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