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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호 #vinho 미쉐린 2★ 레스토랑 밍글스 출신 전성'빈' 셰프님과 김진'호' 소믈리에님이 합작한 한식 컨템퍼레리 다이닝바 [빈호]. 2024년 미쉐린 1★를 수여받은 업장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소믈리에가 있는 곳답게 와인 페어링으로 유명하지만 음식만 놓고 봤을 때도 최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여타 파인다이닝 식당과는 다르게 바 테이블 + 오픈키친 형태를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주방 인원들이 움직이는 체계를 눈앞에서 볼 수 있고, 쉐프님들 및 소믈리에 님들과의 소통 또한 자유롭게 이루어진다. 빈호의 지향점인 '경계를 허무는 공간'에 걸맞게 파인다이닝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할 수 있는 곳. ♤ 테이스팅 코스 (200,000₩) + 메인 오리→한우 변경 (25,000₩) ♤ Hirsch Vineyards The Bohan-Dillon Pinot Noir (39,000₩) ♤ Weingut Stadt Krems Ried Weinzierlberg Grüner Veltliner (29,000₩) ■ 굴 굴... 아이스크림이다. 그런데 캐비어와 다시마 식초, 그리고 샴페인을 곁들인. 그런데 진짜 기가 막히게 맛있다. 굴의 풍미는 품고 있으면서도 잡내는 전혀 나지 않는 기가 막힌 디쉬다. 해당 메뉴는 서양에서 입가심으로 식초를 뿌린 굴과 샴페인을 먹는 것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 북방조개 울릉도산 미역과 감귤, 감, 순무 위에 북방조개 초회를 올리고 콩국을 부어 마무리한 메뉴. 조개는 비린 맛 전혀 없이 신선했고, 밑의 재료들이 아삭하고 새콤달콤한 맛을 더해 주었다. 그리고 콩국이 정말 맛있었는데, 콩의 고소한 맛은 살아 있으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가벼워 비법이 궁금할 정도였다. 이런 맛의 두유가 있다면 집에 몇 박스씩 쟁여놓을 텐데. ■ 방어 잘게 조각낸 방어와 샬롯, 수란, 사워도우 크럼블 위에 볶은 로메인을 올리고, 두부와 멸치로 만든 소스와 곁들여 먹는 요리. 앞에 나온 요리들에 비해 갑자기 간이 확 세져서 코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좀 짜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방어와 멸치의 맛이 묻히지 않고 잘 살아있어 결국에는 그릇을 열심히 긁어먹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 가지 구운 가지 안에 다진 새우살을 넣고, 위에 사과와 마늘 피클을 올린 다음 제주멜젓으로 만든 소스로 덮은 요리. 멜젓 소스가 마치 춘장같은 단맛과 고소한 맛이 나서 상당히 독특했다. 소스의 맛이 강렬하지만, 안의 상큼한 피클과 부드러운 새우살이 보완을 해 줘 거슬리지 않는다. ■ 메추리 삼계탕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메추리 요리. 숯불에 구운 메추리 고기와 더덕밥을 채운 모렐버섯, 메추리 가슴살을 채운 양파, 더덕, 은행이 있고, 그 위에 한약재 베이스의 육수를 부어 마무리했다. 메추리 고기는 닭고기보다 좀 더 고소한 맛이 강하고, 처음 먹어보는 모렐버섯이 쫄깃하고 맛있었다. 육수는 걸쭉하고 인삼 향이 강했다. ■ 사슴 사슴고기는 처음 먹어봤다. 에스프레소와 우엉으로 만든 소스 위에 사슴고기 경단, 튀긴 돼지감자와 표고버섯, 트러플이 올라갔다. 사슴 경단은 지방이 적어 담백하면서 선지가 섞여 있어 쇠맛이 난다. 가장 비슷한 맛의 음식을 고르자면 피순대. 에스프레소 소스 덕분인지 잡내가 나지 않았다. 색다르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 삼치 짚불로 훈연하고 숯불에 재차 구운 삼치와 김이 들어간 보리 리조토, 쌀로 만든 크림 소스와 오징어젓갈로 만든 아이올리 소스, 그리고 자몽. 삼치의 식감이 환상적이었는데, 전체적으로 불향이 배여 있고 껍질은 바삭한데, 속은 수비드 한 것처럼 부드러운 질감에 감탄하면서 먹었다. 보리 리조토는 살짝 매콤한 향이 배여 있는데, 궁금해서 여쭤보니 고춧가루가 조금 들어갔다고 한다. 이스터에그를 찾은 기분. ○ 메인 메인은 오리와 한우 스테이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메인을 기다리는 동안 오리 및 한우를 가져와서 보여주신다. 오리고기는 2주 동안 드라이에이징을 한 후, 껍질에 기름을 부어가며 조리하여 잡내를 제거하고 껍질을 바삭하게 만든다고 한다. 한우는 채끝살을 사용하는데, 숯불 위에 장시간 구워 육즙을 보존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 오리 오리고기 스테이크 아래에는 장아찌와 돼지기름을 이용해 만든 소스가 깔려 있고, 겨자잎과 잎새버섯 튀김, 흑마늘 퓨레가 같이 나온다. 내가 먹어본 오리고기 스테이크 중에서는 최고다. 굽기도 완벽하고 껍질은 바삭하며 고소한 풍미가 뿜어져 나온다. 오리는 구워 먹거나 주물럭으로 먹어야지, 왜 스테이크로 먹냐고 하던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 ■ 한우 삼치, 오리, 한우까지, 빈호의 구이 퀄리티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우 스테이크는 갈비 소스, 대하 비스크 소스, 호박고구마, 비트 퓨레와 같이 나오는데, '잘 구운 고기 하나'의 교과서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이븐하게 익었다. 그릴 수비드 방식으로 균일하게 익혀 붉은색인데도 핏물이 전혀 나오지 않고 식감도 미디엄 레어 정도로 딱 알맞다. 채끝살답게 엄청난 육향이 뿜어져 나오는 건 덤.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고 감동을 받은 곳은 빈호랑 엘픽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정말로 맛있었다. ■ 수정과 '여기서 더 맛있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바로 깨지고 말았다. 반박불가 이 날의 MVP. 배와 백후추로 만든 소르베와 배 조각, 밤꿀젤리, 대추 주위로 수정과와 라벤더 오일을 둘러 마무리한 디저트이다. 한 입 베어먹는 순간 너무 맛있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세상의 모든 화사한 맛이 한 스푼에 농축되어 뇌를 흔드는 느낌. 빈호에서 제일 맛있는 메뉴를 넘어서, 지금까지 먹어본 디저트 중에서 1등이다. ■ 간장 간장 전병과 바질로 만든 크림 브륄레. 옆에는 간장 카라멜 아이스크림을 곁들였다. 짭짤한 전병과 향긋한 브륄레의 조합이 의외로 어울렸고, 간장 카라멜 아이스크림이 아주 맛있었다. 여기 왜 이렇게 디저트들이 하나같이 기가 막힌 거지? ■ 생일 스페셜 디저트 생일자가 있어서 서프라이즈로 생일 디저트를 내어 주셨는데, 초콜릿에 공기를 넣어 부풀려서 잣과 조합한 메뉴였다. 크림이나 밀가루 없이 부풀려서 가볍고 독특한 식감이 기억에 남는다. 마무리까지 최고였다. ■ 와인 페어링은 따로 진행을 하지 않고 글라스 와인을 추천받아 마셨다. 레드 와인인 피노누아는 부드럽고 산미도 적으면서 베리 향이 강해 전반적으로 모든 음식과 잘 어울렸다. 화이트 와인인 그뤼너 벨트리너는 오스트리아의 대표 품종인데, 산미와 당도가 상당히 강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마셔도 직관적으로 맛있다고 느껴지는 와인이었다. 한국 와인 페어링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빈호인 만큼, 조금 더 내공이 쌓이면 페어링으로도 다시 즐겨보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었던 요리들, 음식과 와인에 대한 직원 분들의 하나같이 높은 이해도, 손님들과 하나가 되는 주방까지, 여태껏 한 최고의 미식 경험 중 하나였다. 첫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경험을 빈호로 고른 것,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

빈호

서울 강남구 학동로43길 38 논현웰스톤 1층 162호

파비안

빈호는 우리나라 레스토랑 중 가장 다양한 육류를 사용해서 항상 궁금했었는데, 디쉬 하나하나가 모두 맛있어 보이네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

라물장

@Habyanak ㅋㅋㅋㅋ제 생일은 아니었지만! 감사합니다ㅎㅎ 전달드릴게요👍

파비안

@ramul_jang 제가 라물장님 생일이라고 오해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