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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2개월

처음 달리기를 한 건 아마도 15년 전. 운 좋게 부모님이 입주한 단지엔 산책로가 있었고, 잠깐 부모님댁에 들어가게된 저는 이 산책로를 뛰어보기 시작합니다. 단지 내 헬스장이 10시에 끝나면 별 도리가 없었거든요. 술을 늦게까지 더 잘 먹고 싶어서, 주말이면 술독도 깰 겸 칼럼 소재와 개요도 짤 겸 수영을 시작했는데 (구석 구석 물로 술을 빼주는 기분이랄까요 😌) 수영은 어느 수준 이상 실력이 늘지 않던 것에 비해, 달리기는 남들과 비교가 안 되어서인지 가끔 뛰는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당시엔 저질 체력이라 한바퀴, 딱 2km 를 일주일에 하루 뛰는 걸 나름의 목표로 삼았어요. 계절마다 다른 꽃과 나무가 있는 풍경을 구석구석 뛰며 보는 시간이 너무 좋아 환경이 사람을 바꾸기도 하는구나 싶었고요. (지인이 경기도로 이사를 갔는데 천과 산책로가 너무 잘 되어 있어 5km 씩을 뛴다더라고요. 원래 달리기 하던 친구가 아닌데) 이후 다시 독립하며 산이 있는 곳을 선택했고 (잠깐 등산을 혼자 좋아했었습니다⛰️전 참 혼자 하는 운동을 좋아했어요.) 지금은 뒷산을 놔두고 경복궁을 뛰게 되었는데요. “언니 언니 마라톤 나가자.” “응? 뭐하러..” “다 같이 뛰고, 술 먹는 거지!!” “어 좋아..” 뒤늦게 마라톤에 빠진 친구 따라 대회 나갔다가 십년 뜨문뜨문 달려온 공력을 인정 받아서인지 신이 나 이런 ‘달리기’를 테마로 한 전시도 가봅니다. 아주 여유롭게 신청해 다녀온 올 3월 동아마라톤과 달리, 가을의 큰 대회인 춘천 마라톤은 트래픽이 몰려 신청도 못할 뻔 했다죠. 피크닉에서 달리기 전시를 열 정도니 러닝이 대세이긴 한가 봅니다. 제일 강렬했던 작품은 루시 맥래 ‘고립연구소’인데 이 작품에 대해 더 알고 싶은데 리서치가 쉽지 않네요. 옥상에선 취향에 따른 달리기 플리를 추천 받을 수 있고, 나이키 신발을 신고 가면 할인이 되고, 티켓에 그려진 추천 코스를 달리라는 안내가 있는데 (신분증을 맡기면 나이키 신발 대여도 됩니다) 저흰 서울로7017 따라 3km 코스를 달렸어요. 5km 는 남산 따라 험한 코스라는데 이것도 담에 기회되면 뛰고 싶더라고요. 전시 보고 뛰는 사람 우리 밖에 없었을 거야… 🫠 전시 제목 ‘달리기 :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는 ‘인터벌 트레이닝‘을 고안한 체코슬로바키아의 육상 영웅이자 체코 민주화 인사였던 ‘에밀 자토펙’이 한 말로, 올림픽에서만 장거리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를 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육상 선수로 꼽히는 분이라고 하는군요. 생각보다 훨씬 재밌는 전시였어요🏃🏻‍♀️🙂 #달리는건접니다

피크닉

서울 중구 퇴계로6가길 30 효림빌딩

권오찬

사람은 이족 보행이 기본값인지라 걷기와 달리기는 스스로 다들 잘 한다고 생각한다대요. 그러나 실제로 열에 아홉은 달리기 잘 못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상 플랫폼에서 자세 코치하는 걸 봤어요. 턱은 당기고 팔은 늘어뜨리고, 발바닥은 반발력으로 밀듯이.. 이 자세로 한 40m 달려봤나? 자세가 문제가 아니라 내 몸뚱이가 문제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