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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0.0
8일

서촌 거주 만 6년이 넘은 동네 주민인 입장에서. 사람들이 어쩌다 서촌에 살게 되었냐고 물으면 “원래 등산을 좋아해, 산 밑에 살고 싶어 집을 얻었는데 인왕산은 안 올라가고, 맨날 경복궁만 뛰네요 🤭” 라고 겸연쩍게 대답하곤 합니다. 20대엔 3-4번을 이사하며 연희동에서만 8년을 살았는데, 30대 다시 독립하며 했던 고민은 ‘오래 살 곳을 찾는 것’ 이었습니다. 이 나이에 어느 동네에 정착한다는 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정의하는 일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특히 저처럼 미혼 여성은요. 집을 보러 다녀보면 느끼게 되는, 아 내 집이구 싶은 것처럼 여행을 많이 다녀본 분들이 말하는, 나 이 도시 잘 맞는구나를 도착하자마자 느낀다는 것처럼 ‘도취’를 방문하러 광화문 사무실에서 걸어가던 날. 당최 걸어도 걷기 좋은 길만 이어지고 식당은 안 보이는데 인적도 끊기지 않던 이 골목길 동네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눈이 빠져라 보다가 막 올라온 작은 집을 비오는 날 보자마자 계약했다죠. 서촌 살며 러닝을 좋아하게된 입장에서 이 동네에 부는 변화에 대한 양가적 감정이 있습니다. 청하식당이 작년에 리모델링을 했기에 이번 폐점은 갑작스러운 감이 있습니다. 그 연유도 대략은 추측을 했는데, 저와 비슷한 마음을 쓰신 인스타 글이 있어 공유해봅니다. https://www.instagram.com/p/DXLjWLkEvSu/?igsh=OXZvNTc3N3locTdp 바로 앞 ‘라 카페 갤러리’는 박노해 시인의 상설전이 늘 있던 나눔문화의 본진 같은 곳이죠. 이곳도 지난달 문을 닫았습니다. 한결 같던 초록 벽과 꽃나무들이 사라진 길을 달리며 MK2는 있구나, 코다리집도 여전히 잘되네 - 하지만요. 참여연대가 있는 통인동보다, 창성동의 변화가 극심합니다. 당장 저도 풀마 나가는 러너가 되었는데 1,000만 러너 시대의 유행이란 어떤 동네를 이렇게 바꾸기도 합니다. 그 지난 젠트리피케이션을 지난 동네를요.

청하식당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5 1층

윤끼룩

도취와 광화문 사무실 🌿 그때 서촌에 반하셨던 거군요! ㅎㅎ 성수동이 어떻게 바뀌어 갔는지 지켜본 사람으로서(n) 말씀하신대로 서촌이 유동인구에 비해 지금까지 이 정도의 변화만을 유지한게 오히려 신기했었는데요. 앞으로 큰 자본이 덮칠지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