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막국수에서 막국수에 눈 뜨고, 막국수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던 시절 들린 곳. 새마을시장 인근 주택가에 있다. 일년 전 더운 일요일에 방문했는데 작은 가게에 사람이 가득했다. 사장님이 딱 봐도 굉장히 엄격하신 분. 젊은 남자 사장님은 성균관대 불문학을 전공 후 마케팅 회사를 다니다가 회사 근처 식당들이 맛 없어 가게를 여셨다고 한다. 할머니가 만들던 메밀국수를 3년간 배우셨다고 하는데 그래서 다데기를 미리 만들어 두지 않는다거나, 김가루와 오이만 올리는 춘천만국수 스타일이 아닌 싱싱한 채소가 가득 올라가는 것도 이집 특징. 육수는 횡성한우, 메밀과 면 반죽에는 평창 샘물만 사용하신다고. 메밀함량은 80%. 2011년 오픈한 가게는 처음에는 맛이 심심하다며 동네 원성을 들었다는데 2014년 중앙일보 '강남통신' 선정 막국수편 1위를 하게 된다. 가게 벽에 자세히 써있는데 참고로 2위는 샘밭막국수고 큰 차이가 난다고 표로 되어있다. (다시 한번 여기 사장님의 전 직업을 떠올려 보자.) 이집은 다소 면발이 굵은데 메밀의 향은 잘 살아있다. 물막국수를 먹고 당시 내가 썼던 트윗을 찾아보니 "별 기대 없이 왔다가 이 맛에 막국수 먹는구나 싶더라"고 썼다. 장원막국수가 누구도 뭐라할 수 없는 예쁜 맛있음이라면, 여긴 다소 품위있게 투박한 맛. 막국수는 3종류인데 비막은 다소 억센 야채들과 하나도 안 새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나에겐 하드(!)했다. 양념은 샘밭에서 먹는 걸로. 감자전 예쁘고 맛있다. 여기선 감자전을 꼭 시키자. 먹고 있으면 바로 옆에서 사장님이 면을 뽑고 만드시는데 (식당 구조상 옆에서 잘 보임) 귀에는 블루투스 이어셋을 끼시고, 감자전 사진 찍으려 하자 간장은 내려놓고 찍으라는 등의 추임새가 있으셨다. 아마 전화 등도 직접 처리하시는 듯 무척 바빠보이심. 특이하게 카운터에는 어머님인 듯한 분이 계산과 서빙을 담당하신다. 장원막국수도 젊은 분들이 내려가 배운 경우로 안다. 거기나 여기나 다른 의미로 대단하시고 감각이 뛰어나다. 그러니 2017년 여름엔 수요미식회에도 나오는 것이 아닐까. 이십년도 전에 신천 새마을시장에서 핫도그 하나를 물고 동생 손을 잡고 엄마를 따라 다녔던 나는 이제 막국수를 먹으러 신천에 가기도 한다. 어릴 때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몰랐던 음식 중 하나가 아마 막국수였었을 것이다. #막국수맛집 #신천역 #메밀
남경 막국수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로 74 잠실엘타워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