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앤드 깔끔했던 한 그릇 영통역에 위치한 베트남 쌀국수집. 추운 날씨에 영통에 들린 김에 따뜻한 국수가 생각나 방문한 곳이다. 입구부터 당당히 베트남 “북부식”쌀국수를 표방하는 집이라 흥미를 돋운다. 사실 한국에서 우리가 떠올리는 쌀국수의 전형은 얇은 쌀면과, 어딘지 모르게 산미가 느껴지는 고기국물에 절인 양파/숙주/레몬이나 라임/기호에 따라 스리라차까지 곁들여 먹는 이국적인 음식이다. 허나 본토에서는 기나긴 국토 탓인지, 어딘지 모르게 다르게 흘러온 역사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북부식과 남부식이 극명하게 갈린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먹어온 쌀국수는 남부식인데, 북부식 쌀국수는 아무래도 동아시아권과 더 가까워서 그런지 우리들의 곰탕과 비슷하게 심플하다고. 맑은 고깃국물에 파 정도만 고명으로 올린 뒤, 쌀 맛이 더욱 잘 느껴질 법한 넓적한 면을 곁들여서 먹는다고 한다. 사실 베트남 쌀국수라는것 자체가 프랑스의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생긴 퓨전 음식인데, 짧은 역사에도 이렇게 분화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다. 겉보기에는 베트남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깔끔한 인테리어. 개인적으로 굳이 현지스러울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기에 좋았다. 요즘 답게 주문도 자리에서 키오스크로 선불로 긁을 수 있어 편리하다. #기본 쌀국수(10000) 단돈 만원이라는 어느덧 싸진 가격이다. 맑은 고깃국물에 송송 썬 쪽파가 한가득 나온다. 만원 치고는 고기도 꽤나 많은 편. 깔끔한 국물 맛을 해치지 말라는 뜻인지 양파는 별도로 나오고, 숙주나 고수/고추 등의 토핑은 요청하여 따로 받아야 한다. 국물부터 맛을 보니 마치 한국의 갈비탕이 연상될 법한 깔끔한 맛이다. 육향은 거의 없고 은은한 감칠맛에 약간의 산미가 추가되는 심플한 맛. 은은한 파향도 더해져 꽤나 맛이 좋다. 고기는 양지를 쓴 듯한데, 얇게 썰려 나오고 매우 부드럽다. 다만 고기 자체에서도 별다른 육향이나 식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넓적한 면은 부들부들 잘 넘어간다. 은은한 국물과 잘 어우려져 편안한 한 끼가 되나, 표면적이 넓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잘 부는 편이니 조심할 것. 사실 고깃국물이라면 어느 정도의 꼬릿함과 육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조금 아쉬운 점도 있는 식당이었다. 베트남 햇살 아래먹었던 기가 막혔던 쌀국수들도 다들 한 육향 했기에 더욱 그렇기도 하다. 그래도 균형좋고 맛있는 한 사발이고, 감칠맛이나 산미, 간, 그리고 양까지도 나무랄 곳 하나 없이 맛있었다. 어디까지나 취향의 영역이기에 깔끔한 북부식을 선호한다면 이곳만한 곳도 찾기 힘들법한 느낌이다. P.S 고수나 고추, 양파 등등을 타는 순간 섬세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바로 자취를 감추니 매우 조심해서 타길 바란다. 재방문의사: 4/5

포 앤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청명남로 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