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와떵 트렌드의 거리에서 피워낸 완벽한 클래식 한 송이 젊은이들의 성지이자 한국 서브컬쳐의 중심지인 홍대 거리. 이런 곳에는 언제나 젠트리피케이션과 그에 따른 빠른 손바뀜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해 정도는 가볍게 넘기는 오랜 맛집들은 연남, 합정, 망원 등 조금은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던 곳이기도 하다. 홍대입구역에서 조금 떨어진 고즈넉한 거리에 자리잡은 곳.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픈키친 한켠에 주르륵 걸려있는 팬들이 뿜어주는 앤틱한 매력. 시꺼멓게 시즈닝되어 계란프라이는 우스울 듯한 철팬이 특히 눈을 사로잡는다. 프렌치와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비스트로 사이 어디에 있는 듯한 메뉴 구성인데, 클래식한 어니언 수프와 파스타들부터 닭간, 오징어 정소같은 독특한 재료들까지. 와인 구성도 쥐라, 사부아 등등 구대륙 전반을 흝어대며 기대를 올려준다. #어니언 수프 한국의 된장찌개 정도 되려나 싶은 프렌치 가정식의 아이콘. 달콤하고 녹진한 맛보다는 육수의 비중을 조금 더 강조해낸 맛. 깔끔하게 잘 우려낸 스톡의 단맛에 양파의 단맛이 잘 어우러졌다. 양파 스프를 개인적으로는 너무 달아서 싫어했는데, 그런 분들도 이 친구는 적극 추천. #오징어 정소 파스타 드라이하게 볶은 푸타네스카 파스타에 강렬하게 더해진 오징어. 약간 꼬들하게 익혀낸 얇은 생면도 매력적이다. 쫀득하고 살짝 비릿하면서도 매력적인 부위인 정소를 더해낸 점이 인상깊다. 푸타네스카 특유의 쌈마이한 맛도 가감없이 잘 살려낸 점도. #트러플 화이트 라구 파스타 크림과 트러플의 화려함보다는 고소한 고기의 수수한 감칠맛이 매력적인 파스타. 면과도 잘 어울린다. #닭 룰라드 닭다리살과 가슴살을 닭 껍질로 싸서 철팬에 시어링해낸 뒤, 라즈베리와 크렌베리, 모렐 버섯으로 만든 소스를 곁들였다. 완벽한 팬프라잉 스킬 덕에 촉촉하게 익혀낸 닭고기의 식감과, 진하고 earthy한 모렐 버섯 소스의 조화가 완벽에 가깝다. 이것 하나만 먹으려고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황홀한 맛. 한국 양식 경험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 미래가 보일 정도로 너무너무 놀랍고 행복했던 디쉬였다. #크림브륄레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과 바삭한 설탕 크러스트. 꾸밈없는 교과서 그 자체이다. 겉은 캐주얼하지만, 탄탄하고 내공있는 속 모습이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던 프렌치/이탈리안. 개똥 철학일수도 있지만, 요리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문화 중 하나이다. 그 요소 하나하나의 이유와 방법을 공부한 뒤에 자유롭게 조합해내는것이, 진정한 문화적 창의력 아닐까 싶다. 단순히 남들과 다른 것을 하는 피상적인 개성이 아니라, 탄탄한 공부와 이해를 바탕으로 꽃피워 내는 이러한 장소가 골목 한켠에 있어 준다는 것이 너무나 고맙기만 하다. 재방문의사: 5/5 P.S: 메뉴는 기본적으로는 고정이지만, 인스타에 특별 요리가 뜨는 경우도.
아트와떵
서울 마포구 동교로50길 25 1층 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