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랑 민어랑 츄라이 츄라이 익선동. 관광특구가 되어 어설픈 중국어와 일본어 메뉴판이 난무하는 곳이지만, 구석구석 조금만 애정을 가지면 세월을 마실 수 있는 술집을 발견할 수 있는 장소이다. 조선반도 서해안의 대표적 물고기, 홍어와 민어를 같이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목요일 저녁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살다살다 홍어집에 웨이팅이라니…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문을 여니 사모님이 밝은 얼굴로 반겨주신다. ##홍어 홍어삼합. 홍어 맛집이라기엔 조금 덜 삭힌 홍어.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이내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홍어의 삭힌 맛 보다는 단맛과 특유의 치감이 잘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홍어의 매력은 삭힌 향 보다는 연골어류 특유의 단맛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매우 만족스럽다. 잘 삶은 돼지고기와 적당히 삭은 묵은지도 좋은 술안주이다. ##민어 소자 6만원. 비싸긴 하지만 민어를 맛보기엔 나쁘지 않으려나. 부레와 껍질 약간과 함께 부위별로 맛볼 수 있게 나온다. 민어 특유의 부드러운 뉘앙스에 투박하게 썬 회가 잘 어우러진다. 사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다만 기름기는 조금 빠진 느낌이라 호불호는 갈릴 듯 하다. 서울에서 먹을 수 있는 홍어 중 수준급이다. 사실 홍어라 하면 누가 더 잘 삭혔는가, 누가 더 쏘는가를 경쟁하는 경우가 많은데, 홍어의 본질에 대해 잘 이해한 듯한 식당이라 좋았다. 중간에 사장님이 나와 구수한 입담과 함께 본인의 홍어 철학을 말씀해주시기도 하는데, 나름 공감된다. 매니악한, 삭힌 홍어의 매력보다 달달한 홍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입문자로서 더할 나위 없지 않는가. 민어 또한 별미이니 여름철을 추천한다. P.S 홍어라면이 맛있다고 하니 4인 팟도 추천. 홍어 대자에 민어 소자이니 세명 배는 꽉 찬다.
홍어랑 민어랑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28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