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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피
추천해요
6년

완벽한 식사 2. 전편에 이어... https://polle.com/waytoblue/posts/148 프렌치나 이탈리안을 먹을 땐 해산물을 선호하는 편인데 토스카나는 고기의 고장이니까 고기 코스로 :-) 동행인의 해산물 코스도 물론 훌륭했고 딱 알맞는 수준의 익힘(프렌치에선 뀌숑이라고 하던가요)이 굉장했습니다만 고기 코스의 비둘기를 잊을 수가 없네요. 양, 오리, 소, 비둘기가 차례로 나왔는데 닭보다 진하고 오리보다 부드럽고 농축된 맛의 비둘기가 일등! 비둘기와 토끼, 또는 소와 돼지의 각종 내장은 이탈리아에서 만나기 어렵지 않아요. 이런 종류에 거부감 있는 분들이라면 사전에 꼭 얘기하시거나 메뉴판을 꼼꼼히 보시길. 돼지고기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돼지의 커다란 간이 나온다거나 하면.... 여튼, 고기의 굽기도 하나같이, 그 고기를 가장 잘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맞춰 주었어요. 다만 토르텔리니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건 좀 더 투박해야 맛이 살아나는 것 같아요. 라스베리 셔벗과 민트잎(절여서 설탕 입힌)은 순식간에 입을 정화시켜 주었고 디저트는 정신 못차리게 달콤하고 부드럽고 화려하더군요. 쁘띠뿌르는 왜 6종류나.... 시에나식 전통 디저트와 각종 초코가 줄지어 있습니다. 마무리는 그라빠를 한잔 주문했는데 띠냐넬로의 것이더군요. 맛있어서 한 병 사왔어요. 세번째 사진은 다른 동행을 위해 단품으로 따로 주문했던 채소 메뉴인데, 꽃달린 주키니와 야채모듬 위에 담은 수란입니다. 수비드를 한 건지 뭘 어쩐 건지, 겉은 살짝 투명할 정도로 익은 부드러운 흰자인데 안은 젤리처럼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익은 노른자라 어찌 조리한 건지 무척 궁금했어요. 다른 시간, 다른 질감, 다른 맛을 가진 재료의 아름다운 조화를 한 접시씩 농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저에게는 그게 파인 다이닝의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마지막 사진은 이 레스토랑이 위치한 작은 마을 콜레디발델사 Colle di Val d’Elsa 입니다. 여기까지 누가 올까 싶은데 나름 관광객도 돌아다니고 인포메이션 센터도 있어요. 작은 성과 대성당 등의 볼거리가 있다는데, 그저 내려다보이는 풍경만으로도 삼십분쯤 멍하니 보낼 수 있었네요. #이탈리아 #토스카나

Arnolfo

Via XX Settembre, 52, 53034 Colle di Val d'Elsa SI,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