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바닷가 마을의 느긋한 저녁. 작은 동네였어요. 관광객도 거의 없더군요. 이태리 사람들에겐 잘 알려진 여름 휴양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남해나 통영쯤 되려나, 로마에서 차로 두 시간쯤 걸리는 몬테 아르젠타리오 Monte Argentario 라는 작은 섬. 그곳의 작은 항구가 내다보이는 집에 묵었습니다. 바다 바로 앞 목 좋은 모퉁이의 해산물 레스토랑이라 큰 기대는 없었어요. 여름 보내러 온 외지인들이 쭐레쭐레 들어가기 좋을 만한 테라스가 있었죠. 제철 생선: 싯가, 라고 붙어 있을 법한 :-) 고기에 좀 질린 참이라 ㅋ 해산물 튀김, 갑각류 구이, 토마토 딸리아뗄레를 각각 하나씩 주문합니다. 오... 얕봐서 미안해. 딱 미디엄으로 구운 갑오징어와 속살이 부드러운 새우의 질감이 자신감 넘쳤습니다. 파스타야 뭐, 여긴 토스카나라구요! 바람이 좋은 늦여름밤이라 볼게리 쪽의 로제를 한 병 곁들이니 잘 어울리더군요. 젤라또와 티라미수은 대단하진 않았지만 한 그릇 가득 호방하게. 그 밤. 어둠이 내려앉고 불빛이 켜지며 바닷가 작은 광장에서 두 할아버지의 기타 소리가 퍼졌습니다. 항구는 거짓말처럼 낭만에 휩싸였고요. 너무 로맨틱해서 몸서리가 쳐졌지만 하아 어쩌겠어요. 이 나라는 거칠고 불편하고 때로 짜증스럽지만 참을 수 없이 아름다워서, 반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이탈리아여행 #토스카나
Ristorante dal Greco
Via del Molo, 1, 58019 Monte Argentario GR, Italia
ɴᴏᴏʜɪᴢ @noohiz_k
증말... 애증의 이태리입니다. 사람들은 짜증나는데 풍광만큼은 사랑스러운ㅎㅎㅎㅎ
보통사람 @ordinary
토스카나의 고기에 질려 해산물을 튀기고 굽고 파스타에 비벼 먹는 여행👏🏻👏🏻👏🏻 ‘거칠고 불편하고 때로 짜증스럽지만 참을 수 없이 아름다운’ 그 곳은 이탈리아가 분명합니다 🙈🙈🙈
계피 @waytoblue
@noohiz_k 근데 사람들도 운전 험하게 하고 좀 씨끄럽긴 해도 미워할 수만은 없더라고요. 어린이에게 친절하고 길 한번 잘못들면 우르르 몰려와 가르쳐 주고 맛있는 걸 너무 많이 만들어요! ㅋ
계피 @waytoblue
@ordinary 왜 영국이나 독일 귀족들이 휴가로 도피로 이탈리아를 찾았는지 완전히 이해했고요... 그 나라에서 몇달쯤 느긋이 살고 싶다는 꿈을 꾸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