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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피
추천해요
6년

#이탈리아 바닷가 마을의 느긋한 저녁. 작은 동네였어요. 관광객도 거의 없더군요. 이태리 사람들에겐 잘 알려진 여름 휴양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남해나 통영쯤 되려나, 로마에서 차로 두 시간쯤 걸리는 몬테 아르젠타리오 Monte Argentario 라는 작은 섬. 그곳의 작은 항구가 내다보이는 집에 묵었습니다. 바다 바로 앞 목 좋은 모퉁이의 해산물 레스토랑이라 큰 기대는 없었어요. 여름 보내러 온 외지인들이 쭐레쭐레 들어가기 좋을 만한 테라스가 있었죠. 제철 생선: 싯가, 라고 붙어 있을 법한 :-) 고기에 좀 질린 참이라 ㅋ 해산물 튀김, 갑각류 구이, 토마토 딸리아뗄레를 각각 하나씩 주문합니다. 오... 얕봐서 미안해. 딱 미디엄으로 구운 갑오징어와 속살이 부드러운 새우의 질감이 자신감 넘쳤습니다. 파스타야 뭐, 여긴 토스카나라구요! 바람이 좋은 늦여름밤이라 볼게리 쪽의 로제를 한 병 곁들이니 잘 어울리더군요. 젤라또와 티라미수은 대단하진 않았지만 한 그릇 가득 호방하게. 그 밤. 어둠이 내려앉고 불빛이 켜지며 바닷가 작은 광장에서 두 할아버지의 기타 소리가 퍼졌습니다. 항구는 거짓말처럼 낭만에 휩싸였고요. 너무 로맨틱해서 몸서리가 쳐졌지만 하아 어쩌겠어요. 이 나라는 거칠고 불편하고 때로 짜증스럽지만 참을 수 없이 아름다워서, 반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이탈리아여행 #토스카나

Ristorante dal Greco

Via del Molo, 1, 58019 Monte Argentario GR, Italia

ɴᴏᴏʜɪᴢ

증말... 애증의 이태리입니다. 사람들은 짜증나는데 풍광만큼은 사랑스러운ㅎㅎㅎㅎ

보통사람

토스카나의 고기에 질려 해산물을 튀기고 굽고 파스타에 비벼 먹는 여행👏🏻👏🏻👏🏻 ‘거칠고 불편하고 때로 짜증스럽지만 참을 수 없이 아름다운’ 그 곳은 이탈리아가 분명합니다 🙈🙈🙈

계피

@noohiz_k 근데 사람들도 운전 험하게 하고 좀 씨끄럽긴 해도 미워할 수만은 없더라고요. 어린이에게 친절하고 길 한번 잘못들면 우르르 몰려와 가르쳐 주고 맛있는 걸 너무 많이 만들어요! ㅋ

계피

@ordinary 왜 영국이나 독일 귀족들이 휴가로 도피로 이탈리아를 찾았는지 완전히 이해했고요... 그 나라에서 몇달쯤 느긋이 살고 싶다는 꿈을 꾸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