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번 버스 타고 오가던 빵돌이의 짧은 여행길 내 나이 반오십이던 때가 있었다. 그보다 어렸을 적에는 반오십이던 선배가 참 늙어보였는데, 지금 와서 그 시절이 주는 느낌을 형용하자니, 참으로 풋풋하기 그지없다. 지금 이 나이도 훗날의 나에게 그러하겠지! 아무쪼록, 스스로는 늙었다고 생각했던 그때 그 시절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 동편마을 주민이신 둘째 이모가 황토색 종이 봉투 다발에 빵을 한아름 담아오셨다. 여느 때처럼 산책을 나서고 있는데, 어느 골목에서부터 사람들이 너도 나도 그 황토색깔 봉투를 품에 안고 걸어가더랬다. 하도 희한해서 이 행렬의 기원이 되는 곳을 거슬러 올라가자 나오는 곳은 한 빵집. 정오가 채 지나지 않았는데 장사 끝났다더라. 다음 날,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니, 이미 꼬브랑 줄이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꼬박 한 시간을 기다려 그놈의 “황토빛깔” 봉투에 한가득 싣은 것이, 그날 내가 먹었던 빵의 서사였다. 이모는 그 뒤로도 몇 차례 더 빵을 공수해오시다가, 모든 빵을 다 맛보시고는 새로운 점포로 타깃을 바꾸셨다. 그에 반해 두고두고 먹는 편인 나는, 그 “반오십”이 되었던 어느 날, 그때까지만 해도 낯설었던 마을로의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때로는 아침 알람을 듣지 못해 조금 늦게 나섰다가 내 앞에서 빵이 동났고, 때로는 임시 휴무인 걸 확인하지 못해 허탕을 쳤다. 여름에는 더위를, 겨울에는 추위를 한 시간 가량 견뎌야 했다. “엄카 슬래시” 하기 전까지의 순간순간이 낭비였고 짜증이었던 나날들이 차곡차곡 쌓여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이제는 새벽과 아침 사이, 80번 버스 타고 오가던 짧은 여행길이 그리워 버스에 몸을 싣는다. 시그니처는 이곳 상호명인 “곰”과 “고래”가 붙은 “곰버터브레드”와 “치즈고래빵”이지만, 내 원픽은 봄에만 파는 시즌 메뉴 “봄 샌드위치”. 부모님은 “뺑오 피스타치오”를 즐겨드신다. 신교대 수료날 꼭 사와달라고 부모님께 징징대서 먹었던 “여행용 케잌”도 빼놓기 아쉽다. 한창 잠봉뵈르가 인스타그램을 점령하던 즈음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바게트 잠봉”도, 바게트의 딱딱한 식감을 무릅쓰고 종이 봉투에 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곰이네 고래빵
경기 안양시 동안구 동편로49번길 19 1층
빵에 진심인 편 @awsw1128
고래빵 부러워요😭
탱구 @arnimjay727
@awsw1128 여전히 웨이팅 살벌하더라구용🥵🥵🥵
주아팍 @cats1212
반오십.. 여전히 풋풋하고 푸른 봄 그 자체시네요! 부럽습니다. 고래빵 한 번도 못 먹어봤는데ㅠ 여전히 엄청난가보네요..
탱구 @arnimjay727
@cats1212 반오십일 적에는 서른이 청춘 너머 미지의 세상이었는데, 서른이 되고 보니 원래 이 나이가 귀여운 건지 제가 나잇값을 못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날씨 안 좋은 날 빵이 땡기면 샌드위치 한정으로는 고래빵 에코를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