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는 진하고 담백하다는 말이 공존할 수 있다] #롯데호텔#중식#코스 코스를 먹어보면 그 중식당의 수준을 알 수 있다. 미슐랭이나 여경옥 셰프의 네임벨류를 빼더라도 도림은 음식의 때깔부터 고수의 풍모가 느껴진다. 롯데카드 혜택을 받아 오룡 코스를 이용했다. ◎ 오룡 (1人 138,000) 특미 전채 입맛을 돋우는 찬요리로 시작한다. 연어위에 소라, 새우, 루꼴라(?)를 켜켜이 쌓고 소스를 뿌려 마무리했다. 시작부터 이렇게 나오니 기대를 안할 수 없다. 흡사 양식의 에피타이져처럼 플레이팅까지 아름답다. 냉채가 아니라 뻔하지 않은 구성. 해물 팔진 상어지느러미 굴소스를 베이스로 삭스핀에 해삼,버섯, 청경채가 들어간 요리. 담백한 맛과 부들부들한 식감의 재료들이 굴소스의 맑고 진한 맛과 잘 어울린다. 어향소스 가지 새우 가지 사이에 다진 새우를 넣고 바삭하게 튀겨낸 가지버전 멘보샤. 매콤달콤한 어향소스가 포인트다. 정말 맛있다. 두치소스 통 전복 전복을 부드럽지만 식감은 살아있게 익혀내는 것. 이 메뉴에서 도림의 실력이 다 드러났다. 나이프를 대는 순간에는 두부같다가도 이에 닿는 순간에는 찰기와 탄력을 느껴진다. 해산물에 잘 어울리는 두치소스도 전복에 감칠맛을 더한다. 무궁화 때도 그렇고 롯데호텔로 꽤 좋은 전복이 들어오는 듯 흑 후추소스 한우 안심 메인이 안심이기 때문에 나머지 코스를 해산물 위주로 구성한 세심함이 돋보인다. 입자가 큰 후추 조각이 가끔씩 입 안에 들어와 존재감을 뽐내며 매콤함과 산뜻함으로 맛에 포인트를 준다. 소스는 굴소스. 식사(기스면) 기스면 잘하는 집이 드물다. 담백하고 맑은 닭 국물, 얇은 면이 기스면의 포인트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담백은 살리면서 국물은 깊을 수록, 면은 얇지만 너무 얇아 식감이 뭉개지지 않게 하는 것이 기스면의 진짜 맛이다. 도림의 기스면은 빛깔부터 기스면 매니아의 심금을 울린다. 역시 진하고 담백하다. 코스 가장 앞에 먼저 먹어도 괜찮을 정도의 가벼움, 메인 뒤에서도 존재감 있는 묵직함이 공존한다. 디저트 이름에 걸맞게 달콤한 소스에 담긴 복숭아가 나왔다. 캐비어(?)가 올라간 타르트도 인상적이었다.
도림
서울 중구 을지로 30 롯데호텔 37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