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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있던 날 벌떡 일으킨 낙지 코스. — “지쳐 쓰러진 소에게 낙지 몇 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의 글귀를 따라, 여름 날의 일소처럼 축 쳐져 있던 나는 서울 최고의 낙지 코스를 맛보러 나섰다. 낙지로 시작해서 낙지로 끝나는 코스. 지겹지 않느냐고? 전혀. 오히려 낙지 한 가지로 이렇게 다양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경탄스러울 뿐이었다. 시작은 산낙지. 차별화 포인트는 가게에서 즉석으로 짜낸 참기름이다. 운이 따른다면 갓 짜낸 들기름도 득할 수 있다. 산낙지의 톡톡 거리는 식감과 함께 입속과 콧속을 그득 채우는 고소함. 천상의 기름맛에 모두의 눈이 동그래졌다. 들큰한 양념을 입혀 돌돌 말아낸 낙지호롱이와 차돌박이, 통마늘과 함께 생낙지를 구워낸 낙지차돌을 지나며 코스는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클라이맥스는 낙지볶음밥. 누룽지가 될 때까지 바싹 구운 쌀밥을 들기름 고추장 소스에 버무린 낙지, 수북이 쌓인 날치알과 함께 비벼 먹는다. 탱글하고, 톡톡 튀고, 바삭거리는 식감의 향연. 그 속에 달달하게 눌러 붙은 양념의 맛이 끊임 없이 숟가락을 부른다. 유의: 사전 예약은 필수입니다. — www.instagram.com/colin_beak

동왕 산낙지 전문점

서울 서초구 마방로6길 7-73 2층

권오찬

우왕!! 나 안 그래도 콜리니는 왜 인스타랑 뽈레 그간 안 보였지? 회사 이사하고 바쁜가 했당!! ㅋ

Luscious.K

저 김치 무엇?

권오찬

@marious 음식은 목포 신안 이쪽 동네인데 김치는 전라도식이 아니네요?? 그런데 포기째 내주는거 보니 입맛이 확 오르네요. ㅋ

Luscious.K

@moya95 그니까요. 저런 김치는 이북이나 서울식인데요. 김치 보고 일단 눈돌아갔어요 ㅎ

권오찬

@marious 식당에서 손님을 제일 움츠러들게 만드는 단어.. 싯가!! ㅋㅋㅋㅋ 그게 무려 메뉴판에 2개나! 제 맛집 선구안은 찐 판정 내렸습니다. 우리 중 국내 기준 맛집 제일 여기저기 다니는게 콜리니같아요.

Luscious.K

@moya95 저도 여기 보기만해도 찐이네요. 콜린이가 기획적으로 사전조사까지 다 하고가니 우리들 중 최고지요. 강하게 인정합니다. 저나 오찬님은 요즘 좀 즉흥적이자나요 ㅋ

권오찬

@marious 전 여전히 먹는건 좋아하는데, 예전처럼 정보 수집하고 비교를 위해 동일 카테고리 식당 굴비처럼 꿰고 다니고 이런 것들이 무뎌졌어요. 책 출간 준비하면서 좀 그런거 쌓여있던 원이 풀린 것 같아요. ㅋ

Colin B

@moya95 @marious 형님들은 바로 알아보시는 군요. 낙지도 너무 좋은 것 쓰시고, 참기름이 미쳤어요… 김치도 좋고, 이모님 요리 솜씨가 보통이 아니십니더.

Luscious.K

@moya95 저도 그래요. 그냥 생각나면 가고 아니면 말고 ㅎㅎ

Luscious.K

@colinbeak @moya95 참기름이 우리나라 요리에 1/3은 차지하는 듯. 좋은 참기름 절대 올리브유 부럽지 않죠 ㅎ

석슐랭

안그래도 요즘 글이 뜸하셔서 바쁘신가, 지쳐있으신가, 했었는데요~ 낙지가 벌떡 일으켜줬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석슐랭

@marious 역시 예리하시네요ㅎㅎ 김치 심상치않네요.